서문) 인생을 디저트처럼
살기위한 식사가 아닌, 삶을 위한 후식
기본적으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디저트를 좋아한다.
인기 있는 디저트 카페에는
언제나 여자들로 북적거린다.
여자들끼리 온 테이블이 대부분이고,
혼자 포장하러 온 여자나,
그나마 간간이 보이는 남자는
여자 손에 잡혀 온 남자친구다.
나 또한 디저트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즐기며,
집 근처 디저트집은 일단 먹어보고 판단해야 직성이 풀리는 디저트에 진심인 사람이다.
심지어 여유가 있는 주말엔 하루에 디저트를 한 번이라도 먹지 않을 경우
우울함이 밀려와 남편에게 괜히 짜증을 내자 남편은 정말 이해가 안 간다며
밥 먹으면 됐지, 왜 꼭 디저트를 매일 먹어야 되냐며 반문을 던졌다.
문득, 인생 드라마였던 [멜로가 체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주인공 커플이 신나게 데이트를 하고, 맛집에서 점심을 배가 터지도록 먹은 후에 기분 좋게 나온다.
남자는 만족스러운 데이트였다며 마무리하려는데, 여자는 근처 케이크 맛집에 가자고 한다.
남자는 배가 다 찼는데, 어떻게 음식을 더 먹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여자는 오히려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밥 배는 밥 배고, 빵 배는 빵 배지.'비슷한 대답을 한다.
- 멜로가 체질 7화 中 대사 -
남자: 음.. 따지려는 게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밥을 먹고, 왜 바로 케익을 또 먹는 거예요?
여자: ??? 밥을 먹었으니까요.
밥 먹기 전에 먹긴 그러니까.
남자: 아니;; 내 말은
밥을 먹었는데, 밥 되는 걸 왜 또 먹지?
여자: 밥이 되는 게 아니라, 케익이 되는 거죠.
남자: 하... 아니..예요. 맞아요. 드세요.
내가 틀렸어;;;; (포기...)
나에게 디저트는 좀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
모든 생물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섭취가 필요하고,
이를 먹는 행위로 충족한다.
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저 미각적 유희를 위해 후식을 먹는다.
이 얼마나 비생산적인 아름다움인가.
대학시절 그토록 고대하던 대기업 취직.
그리고 10년간의 회사생활.
이 모든 걸 뒤로하고 제주로 온 것은
지금이라도 나의 인생을 디저트처럼 음미하고자 함이다.
스스로를 노동시장에 최대한 매력적인 상품으로 포장하고,
기업에 효율성을 위해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 훌륭한 부품이 되고,
주어진 급여가 마치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해 충분히 보상이 된다는 듯이
착각 속에 빠져 월급날과 휴가만을 기다리는 삶.
물론 나도 돈이 좋다.
하지만 돈보다 내 삶이 더 좋다.
그리고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에
돈이 없어서는 안 되지만
적당히만 있으면 된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 나를 잃어가니까.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교과서에 '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 존엄하다.'
라고 했지만,
현실은 '돈'이 존엄했다.
'남들보다 남 부럽지 않게 사는 것'이
목숨보다 중요한 대한민국.
비록 이 사회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유명한 명언처럼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지금이라도 나 자신이 원하는 찐가치를 물으며 찾아가는 길을 용기 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