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둘이지만, 동반 퇴사하겠습니다.
킴소여의 인생 모험기 본격 스타트
별, 태양, 행성과 같은 세계 또한 우리 인간들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인간 수명이 수십 년 정도인 데 비하여,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수억 배나 된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한편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 분의 1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中..]
Carl Sagan - A Pale Blue Dot (1990)
"자네들 아이가 둘인데, 이렇게 둘 다 나가면 어떡하나?
어린 자녀를 생각해서 적어도 둘 중 한 명은 돈을 벌어야지.
정 이 회사가 싫은 거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고,
그때까지 준비도 하면서 다니는 게 낫지.
성인이 이렇게 계획도 없이 나가면...
혹시 자네...
로또 됐나?"
사내부부인 우리가 동반사표를 제출하고 1차, 2차, 최종 임원면담까지 거치면서
할 말이 많았지만 할 수 있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회사라는 별의 생명체들에게 회사가 아닌 세상은
공기가 없는 살 수 없는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퇴사를 택한 나는
이미 그들 입장에서 외계생명체의 언어로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었다.
지구별에서 유일하게 자기 인식을 할 수 있는 생물, '인간'.
하지만 어른이 되고 자본주의 생태계 속에서 사회화를 거치면서
생존을 위한 자본 그 이상을 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인식능력은 퇴화되어 간다.
점차 자신을 잊고
자신이 돈을 쫓는 이유가
자신이 원해서인지
남들이 다 해서인지
빅브라더의 보이지 않는 상술에 의한 것인지
어느 순간 분간하지 못한 채
사람이 돈의 주인이 아니라
돈이 사람의 주인이 되어
영혼을 잠식한다.
남들 하는 대로 해~!
남들이 하니까 남들처럼 산다면
개미나 벌 따위가 태어나 그 집단에 속한 주어진 역할만 평생 하다 죽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으리라.
승진을 했고, 돈을 더 벌고, 명품을 사고, 집을 더 늘려 남들이 부러워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
그것을 행하여 오는 즐거움이 진정한 행복 아닐까.
물론
'부모'라는 무게를 외면할 순 없었다.
나 혼자 또는 우리 부부 둘만의 일이었다면
더 선택이 쉬웠으리라.
두 아이의 부모라는 책임감은
우리 둘이 확신한다고 저지를 수 있는 선택 그 이상의 무게를 주었다.
그래서 실행에 옮기기까지 더 신중함을 기하였고
그렇게 5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더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을 이런 물질만능주의 아래 훌륭한 근로자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환경에서 키워낼 순 없다.
돈에 가려진 색안경을 벗어내면 비로소 보이는 진짜 세상엔 더 가치 있는 것들이 빛나고 있으니까.
이곳 제주의 날씨는 신기하다.
육지에선 비가 오면 오고, 그치면 그치고 심플했다면
제주는 하루 안에 날씨가 시시각각 변한다.
비가 적게 왔다, 많이 왔다, 그쳤다, 해 떴다, 해 쨍한 채로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다가, 미스트처럼 섬세한 비가 흩뿌렸다가 등등의 본 적 없는 날씨들이 순서도 없이 뒤죽박죽 섞인다.
날씨마저 본능적인 것이 꼭 섬 전체가 살아있는 인격체 같다.
이런 곳에 갑자기 모든 걸 버리고 온 우리는, 나는,
대체 무엇이 하고 싶은 걸까.
정말 모르겠다.
계획도 없이 무작정 저지를 수 있는 사춘기가 아님에도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모르겠지만
모르기 때문에 이제라도 찾아야 함을 느꼈고
그리고 이곳 제주에서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에서
한 가정의 인생과 운명을 건
무모한 모험을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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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톰소여보다 어쩌면 더 무모한
킴소여의 낭만 무계획 제주 LIFE ★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