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0코스의 낙원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 말은 자연의 매력이 마음에 들고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기뻐하면서도 들판을 마구 짓밟고, 마침내는 꽃과 가지를 꺾는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금세 내던져 버리거나 집으로 가져와 시들 때까지 방치한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다. 날씨가 화창한 일요일이 되면 그런 애정을 기억하면서, 자신들의 선량한 마음에 스스로 감동한다. 그들은 사실 자연을 향한 착한 마음이 필요 없다고 한다. 그 까닭은 "인간은 자연의 왕관"이기 때문이라나. 그래, 왕관일지 모른다!
나는 점점 더 탐욕스럽게 사물들의 심연 속을 들여다본다. 바람이 무수한 소리를 내면서 나무를 꼭대기에서 울리는 것이 들린다. 시냇물들이 협곡을 쏴쏴 줄기차게 소리 내며 흐르는 것이 들린다. 나직하고 고요한 강물들이 평야를 지나 흘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는 이 음향들이 신의 언어인 것을 알았다. 이 어둡고도 원초적인 아름다운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낙원을 다시 발견하는 것임을 알았다.
헤르만 헤세_ [그리움이 나를 밀고간다] 중 '낙원의 발견'
'썩은 다리오름' 이름의 유래
제주 보통의 오름들이 현무암(용암이 굳어진 암석)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응회암(화산재로 만들어진 돌)으로 덮어져 바위들이 무르고 쉽게 부서지며 색깔도 누래 썩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