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엔가부터 내가 푹 빠진 웹소설이 있다. 어느 정도 빠져있느냐면 이 소설은 백여 편 남짓 연재되었는데, 24시간마다 한 편씩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부분을 한 편씩 찔끔찔끔 보다가, 남편의 폰까지 동원해 가며 한 편씩 더 보다가 결국엔 돈 내고 무료분을 다 보았다.다음 편이 하도 궁금해서 내친김에 돈 내고 소장까지 해버린 거다. (힘들더라도 꾹 참고 오래 두고 보았어야 하는데 말이다.)
고백하자면, 이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까지 나만은 웹소설이며 웹툰을 안 볼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이 돈까지 내가며 매일 독서 시간을 사수하고 있다. 참 한 치 앞을 못 보는 사람이다.(참고로 산행하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오디오북으로 사랑타령하는 웹소설을 듣는 걸 보고 이 분야는 절대 들어서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갑자기 든 건 오늘 점심때 화제 때문이다. 지역에 있는 한 업체 주식을 샀다는 회사 상사가 오늘 대박을 기대하며 어젯밤 잠이 들었는데, 두 배는커녕 더 마이너스가 났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야기는 국내 주식 시장 얘기로 갔다가 외국 시장 얘기로 갔다가 결국 네이버 얘기로도 갔다. 어제인가 네이버가 좋은 실적을 냈다는 기사가 뜨던데 이미 팔아서 큰 재미를 못 본 셈이 됐다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나도 참 아깝다. 적어도 돈을 쓴 순간부터는 투자할 곳이란 걸 알아봤어야 했는데 이걸로 돈 벌 운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내 투자에는 큰 지론이 있다. (내가 비록 투자계의 큰손은 아니지만 지론 정도는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모르는 분야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거다. 적어도 투자하려는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있던가. 최근 반도체며 AI며 하는 분야에 투자해서 소소한 수준을 넘어선 소득을 벌어들인 건 다 공대 나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남동생 덕분이었다. 일전에 두 배인가 세 배를 벌어다 준 모 기업에 인턴을 하면서 기업문화를 하도 칭찬하고, 성공할 거라기에 투자했고 (말한 때보다 2-3배 오른 때 샀는데도 2-3배를 먹었다.) 그다음엔 미국 시장에 눈을 돌려서 한 번 들어본 엔비디아를 샀다. 기술력이 좋고 어쩌고. 이게 4년 전쯤인가. 20배는 넘게 되었다.(살 때는 반대하던 남편이 이젠 0을 더 붙였어야 한다고 한다. 그랬으면 강남에 집을 한 채 샀을 테다. 작은 평수.)
물론 망한 때도 있었다. 국내 모 공기업은 1/3토막인가 났다가 3년 만에 원금 가까이 겨우 회복했고 몇% 손해 보고 팔았다. 의료 관련 기업인가 그건 추천받고 몇 천만 원을 넣었다가 천만 원대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비트코인은 자연스레 투자를 안 하게 되었다. 올해 초 남편이 사자 했는데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그래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