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 매슈 코델
아이들이 태어나면 장난감도 늘어나지만 책들도 늘어난다.
수많은 책중에서 선택받고 기억에 오래 남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작가의 상황과 글의 내용이 우리의 삶과 상당히 비슷할 때는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우리가 매번 고민하는 내용을 작가의 짧고 굵은 문장으로 표현될 때는 내 삶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매슈 코델
그는 나에게 이러한 영향을 준 작가이다.
안녕? 안녕!
매슈 코델 글, 그림. 옮긴이 허은미
의 동화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동화책임이 분명하다.
아이들을 위해 썼지만, 부모님을 위해 쓰인 책 같으면서, 작가 자신에게 쓰는 말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력을 잠깐 소개해 본다.
메슈 코델
미국의 어린이 책 작가이며 일러스트레이터다. 시카고 교외에서 그림책과 청소년 소설 작가인 아내 줄리 핼펀과 사랑스러운 딸 로미. 그리고 샴고양이 토빈과 함께 살고 있다. 작품으로는 '저스틴 케이스' 시리즈와 <소원>, <힘내라, 새싹!>, <박쥐와 생쥐>, <또 다른 남동생> 등이 있다.
안녕? 안녕 동화책의 내용은 아주 심플하다.
시작은
열심히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 엄마 앞에서 "안녕, 엄마." 라면서 첫 페이지가 시작된다.
다음 페이지는 열심히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아빠 앞에서 "안녕, 아빠."라고 시작하면서 마친다.
세 번째 페이지는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있는 밥에게 "안녕, 밥"이라며 인사한다.
그리고 그녀의 한숨 "후유."
그녀 앞에 보인 건 문이었고
그 문을 지나서 나뭇잎, 벌레, 꽃등을 지나서 세상을 만난다.
세상 앞에서 "안녕, 세상아!"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동물들을 만난 뒤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린다.
엄마 아빠가 엄청 화가 나서 전화한 거다.
그런데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엄마, 아빠 밥을 설득시켜서 자신이 만난 세상을 보여준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고
동화책의 마지막에는 이런 작가의 문구가 쓰여있다.
나의 모든 것이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줄리(청소년 소설 작가인 아내)와 로미(딸)에게
작가는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그리고 작가는 아이들과 청소년을 상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런데 작가인 그는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스스로 본 것 같다.
아이들의 글을 쓰는 작가는 더 자신의 삶에 괴리를 느낄 수 있다.
그 괴리감을 글과 일러스트로 표현했고 결국 일에서 벗어나서 아이 덕에 자연을 직접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온라인상에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추억을 올린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살고 남겨진 사진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
살아 있다는 건 변하는 것인데, 그 변화를 거부하고 살아 있는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멈추어져 있는 사진과 글들에 우리의 시간을 더 소비하는 것 아닐까?
하루는 상당히 짧은 시간이지만,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게 된다면 하루가 상당히 길어질 것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스마트폰과 전자기기는 잠깐 멀리하고
자연과 세상의 살아 있음을 두 눈과 아이들의 소리와 함께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입으로 즐겨보려 한다.
오늘만 스마트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