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0년대생 아빠다.
막내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다닌다.
아이가 셋이라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물론 하나, 둘도 국공립을 다닐 수 있는데 대기시간이 상당히 긴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신청하자마자 바로 된다.
뭔가 대단한 특권의식 같은 게 생겨서 좋다.
크진 않지만 소소하게 나라에서 가끔씩 지원해주는 서비스들이 있다.
군대에서 하는 행사에 초청받기도 하고,
시에서 하는 행사에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일들이 가끔 있다.
이번에는 마스크를 공급받은 듯한데,
이런 시기에 마스크를 공급받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귀하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등교하지 않는 아이들은 택배로 보내준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공지가 뜨자마자 엄청 빠르게 댓글들이 달렸다.
역시 좋은 정책에는 좋은 반응이 온다.
나는 왕따 아빠인가?
우편으로 신청을 원한다는 댓글은 20개가 달렸다.
그중에 아빠라는 이름으로 신청한 댓글은 하나다.
20대 1
직접 받는 사람들도 있으니,
40대 1인가?
알 수 없다.
다만 아빠는 혼자고, 혼자라서 외롭고, 그래서 왕따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에 이런 감정도 든다.
나는 개척자고, 혼자라서 당당하고, 내가 다른 엄마들을 주도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솔직히 엄마들의 커뮤니티에서 힘을 쓰기가 정말 어렵다.
아니 그 무리 속에 들어가기 조차 쉽지 않다.
거대한 벽을 뚫고 나면 더 큰 산이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홀로 아이들을 키워낸다.
그렇다. 나는 어떤 엄마들의 커뮤니티에도 속하지 않은 육아 대디다.
육아 대디를 많이 한다고 하지만, 우리 동네는 아직까지 못 본듯하다.
여전히 육아는 엄마들의 몫이고, 그리고 엄마들의 커뮤니티에 아빠가 발을 디딜 틈은 없어 보인다.
그러면 아빠들의 커뮤니티를 만들면 어떨까?
만들 수는 있는데,
다들 거리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문제다.
다들 산발적으로 흩어져서 아이를 보는 육아 대디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거리의 한계가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이 해결을 내가 할 수 있진 않다.
내가 먼저 시작하고 많은 아빠들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
나는 80년대생 아빠다. 여전히 내 또래 친구들은 육아보다는 자신의 일에 열중한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분위기는 여전히 육아와 자녀교육은 엄마의 몫이다.
아마도 90년 대생들이 육아를 하는 시기는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사회는 변하고 있고, 아빠들의 육아 커뮤니티도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하고,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더 솔직한 이야기는,
커뮤니티를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
그냥 내 방식대로
내 스타일대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어떤 다른 사람들이나 커뮤니티의 큰 영향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역시 왕따 아빠 다운 생각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