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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Nov 29. 2019

워킹맘, 워킹대디의 온도차

독박 육아가 힘든 진짜 이유

워킹맘은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때 일컫는 말이다.

워킹대디는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때 일컫는 말이라고 나 스스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아빠는 일하고, 엄마는 집안일, 육아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다가오는 온도차는 크다.


나는 외국에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라이딩, 픽업을 한 경험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서로 다른 두 도시에서 아이들을 라이딩, 픽업을 한 경험이 있다.

경험이 있다는 것은 1-2 한 것이 아니라 최소 1년은 그 일을 전적으로 맡아서 했다는 뜻이다.

현재는 일을 하면서 육아를 같이 하고 있는 아빠다.


온전히 육아를 할 때는 알지 못했던 감정들이 최근에 경험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일이 많은 워킹맘의 감정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내가 느꼈던 감정을 솔직히 적어본다.


나의 둘째는 병설초등학교 유치원을 다닌다.

첫째는 같은 학교 2학년이다.

같은 학교여서 한 번에 첫째와 둘째를 픽업한다. 

그리고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셋째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픽업을 한다.


이번 주에 있었던 일인데,

둘째를 픽업하는데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몰려왔다.

이곳은 날것 자체로 내가 된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유치원 선생님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둘째의 아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회사에서 한참 일을 할 때는 어려울 때도 있지만, 어쩔 때는 무엇인가 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사업이 잘되고 희망적이고 회사 동료나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뭔가 된 것 같은 느낌.

그것이 사회생활을 할 때 드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희망, 그리고 그 희망이 성취되었을 때 올라가는 나의 직위, 위치 등.. 여러 가지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나의 명함과 회사 내 위치에서 나는 타인에 의해서 존재감이 더욱 올라간다.


그런데, 이곳 유치원 앞에 오니...

그런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비록 나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지만,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유치원 선생님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때 비로소 깨닫는다.


아... 이래서 육아가 힘든 거구나!!!


독박 육아가 왜 힘드냐면...

아이를 돌보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보다는 사회에서 나의 위치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상실감에서 밀려오는 자괴감이 가장 크다.


이감 정이 남자인 나만 드는 줄 알았는데,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도 그렇단다.


워킹맘과 워킹대디 간의 온도차는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둘 모두 자신의 일터와 아이들을 돌보는 일 사이에서 심각한 온도차를 느낀다.


이 온도차를 잘 극복하는 엄마, 아빠가 육아와 일 모두를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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