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동산에서(31)
내가 살던 옛 동네는
아스라히 담벽 위로
하나 둘 등불 켜지던 곳
멀리 바라보면
바다와 다리가 보이고
그 위로 많은 사람들
모여 살던 곳
다닥다닥 붙은
골목길 사이로
어디선가 따뜻한 불 밝히던 곳
어쩌면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그리워한 곳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쉽고도 애틋하지만
어린 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던 곳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면
나도
저 항구에 매인 배들처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까?
(이번 회에서 詩는 소방관 아빠 무스가, 사진은 파워 블로거이자 그의 중딩친구인 부산 걷기왕 컴샘(https://blog.naver.com/bigseo)이 제작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