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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Dec 07. 2023

미리 크리스마스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44)

12월이 되었다. 즉, 크리스마스가 시작되었다!(크리스마스는 12월 초부터 기다리는 게 제맛이지!~^^) 와이프는 어디선가 꽁꽁 숨켜놨던 앙증맞은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내왔다. 위 사진에 나온 세 개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다들 10년 이상 묵은(?) 것들이다. 첫째와 둘째가 지금의 막둥이만 했을 때 산 것들이다. 특히나 중앙에 있는 산타 인형은 한 15년은 된 듯하다. 처음엔 징글벨을 울리며 춤도 추는 산타였는데 지금은 노쇠(?)해서 그런지 그런 과격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못한다. 그저 박수를 치면 그에 맞춰 저장된 캐럴을 들려줄 뿐이다. 그런데 둘째는 그런 산타인형과 트리가 빈티지(?)해서 더 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십오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우리 가족의 크리스마스를 책임지고(?) 있는 산타 인형~^^)


나머지 2개의 앙증맞은 트리들에 불을 밝히고 산타 인형까지 집안에 캐럴을 울리니 이제서야 크리스마스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 실감 났다. 막둥이도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크리스마스 율동을 유튜브를 보면서 연습하느라 신이 나 있다.


(나와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린 상태에서도 어린이집에서 배워 온 크리스마스 율동을 유튜브를 보면서 복습하는 막둥이)


작년에는 산타가 가져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별 감흥이 없었던 막둥이는 올해부터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울면 산타가 선물을 안 준다는 엄마 아빠의 협박(?)이 슬슬 먹히기 시작한 것이다. 울려다가도 '산타'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뚝 그친다. 거기에 재미 들린 엄빠는 우는 것은 물론이고 밥 먹는 것, 잠자는 것, 말 잘 듣는 것까지 산타와 결부시키기 시작했다. 막둥이가 엄빠 말씀 잘 듣고 잘 자고 밥도 잘 먹는지 인형 산타가 항상 지켜본다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게 지금까지는 아주 잘 통하고 있고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까지는 아주 착한 막둥이가 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재미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가끔씩 힘들어서 어디론가 혼자서 슬쩍 여행을 가고 싶을 정도로 피곤할 때도 있지만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 그런 피곤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 하기야 이제 고3, 중3으로 올라가는 첫째와 둘째에게 이런 사기를 치면 씨알도 안 먹히겠지만 이렇게 산타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있는 아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우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이 아닐까?


막둥이는 자기가 갖고 싶은 것까지 골라서 산타에게 편지를 썼다.(물론 글자는 작은 언니가 대필해 주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산타 양말에 벌써 넣어놓았다~(빠르기도 하지~^^;;)

(막둥이가 고른 선물을 달라고 둘째 언니가 대신 써 준 편지와 그걸 넣어놓은 산타 양말~^^)


이번 크리스마스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갖고 싶은 선물을 산타에게서 다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빠들도 선물을 받은 아이들만큼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살만한 곳이고 아이를 놓아 기르기 좋은 곳이라는 축복의 눈이 하늘에서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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