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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Mar 27. 2024

막둥이의 딸기체험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49)

지난 토요일에는 막둥이의 생일을 맞아 근교에서 딸기 체험을 하고 왔다.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도 따고, 딴 딸기로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는 체험이었다. 작년에도 이맘때 비슷한 체험을 했는데 막둥이가 재밌었는지 올해도 가자고 했다. 그래서 전날 야간근무를 마친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눌과 막둥이를 데리고 체험장으로 향했다. 


딸기 체험장에 도착해 보니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한 것 같았다. 체험시간이 1시인데 30분이나 먼저 도착한 것이었다. 시간 때우기로 그곳 한편에 마련된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훌라후프, 다트, 미니 탁구등을 했다. 우리가 하고 있으니 하나 둘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제기차기는 내가 젤 잘하는 것이 아닌가? 요새 젊은 mz세대들은 어릴 때 제기차기를 안 해 봤는지 10개 이상 차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나는 20개에서 30개 정도를 차니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막둥이도 '아빠 잘한다'며 신이 났다. 그렇구나, 늙은 아빠?도 이렇게 좋은 점이 있구나, 늙어서 좋은 게 호박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시간이 되자 진행자분이 나와서 딸기 따는데 주의할 점 등을 알려주셨다. 딸기를 딸 때 직접 손으로 딸기를 만지면 안 되고 꼭지 부분만 잡고 가위로 잘라서 따라고 했다. 딸기를 직접 손으로 만지면 쉽게 물러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꼭지만 잡고 딸기를 따서 바구니에 담았다. 한 바구니를 담으면 1kg인데 그건 공짜?로 집으로 가져가도 된다고 하셨다.


(엄마와 함께 딸기 따기에 열일하는 막둥이~^^)


딸기 따기가 끝나자 딴 딸기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만들어보는 순서가 있었다. 딸기 타르트, 딸기 퐁듀, 딸기 와플 등이었다.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애들이 그러하듯 우리 막둥이도 이것저것 요리?를 만들어보기 좋아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자기가 만든 걸 먹기도 좋아한다. 역시나 이런 딸기 체험장을 고른 마눌의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각종 딸기 요리들을 만들어 맛있게 먹는 막둥이와 피곤한 얼굴?로 와플에 초컬릿을 바르는 나~^^::)


막둥이는 자기가 열심히 따서 만든 딸기 요리들을 맛있게 먹었고 나도 좀 피곤하긴 했지만 딸래미와 이렇게 놀아주니 어젯밤의 피곤이 좀 풀리는 느낌이었다.(사진상의 얼굴은 반쯤 눈을 감고 있긴 하지만~ㅋ)


이렇게 해서 막둥이의 생일맞이 딸기체험이 끝이 났다. 우리는 1kg의 딸기 바구니를 들고서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생일케잌도 하나 샀다. 저녁에 언니들이 학원 마치고 오면 정식(?)으로 생일축하를 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 케잌도 딸기케잌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런 딸기순이?를 어떻게 할까? 아마도 내년에도 딸기 체험은 쭉 이어지지 싶다. 아마도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진 계속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 아빠가 좀 피곤하긴 해도 이렇게 딸기를 좋아하는 막내딸의 생일맞이 딸기체험이라면 언제나 같이 갈 준비가 되어있다. 물론 나중에 언니들처럼 중고등학생이 된다면 아빠는 따라가고 싶어도 같이 못 갈 테니까...ㅠㅠ


그런 날들을 생각해서라도 지금 상황이 될 때 우리 막둥이 공주님과 많이 놀아줘야겠다. 나중에 시집가서도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 엄빠가 나하고 많이 놀아줬지~"하며 이 날을 추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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