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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Mar 01. 2024

막둥이, (벌써) 졸업하다.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48)

막둥이가 졸업을 했다.(아니 벌써?), 물론 어린이집 졸업이다. 졸업생이 꼴랑(?) 다섯 명뿐이라 엄빠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면 어떤 대학 졸업식보다도 더 거창하게 한 것 같다. 


(좌-의젓하게(?) 선생님께 졸업장을 받는 막둥이, 우-선생님과 격렬하게(?) 석별의 정을 나누는 꼬맹이들~)


어린이집 졸업이라... 벌써 우리 막둥이가 한국 나이로 5살이 된 것이다. 물론 만으로 하면 3년 11개월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졸업했다는 사실 자체로 부모는 감동이다. 이 조그만 것이 그래도 5년의 세월을 자라서 평생 교육과정 중에 한 곳을 마스터한 것이다. 그는 이미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 속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꽃다발을 받으며(좌) 쏘~쿨하게 첫발을 내딛는(?) 막둥이~^^;;)


물론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다. 코로나에 걸려서 어린이집을 갈 수가 없어 집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했던 때도 있었고 독감에 걸려 엄마와 함께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어린이집 등원과 하원을 도맡았던 마눌과 나도 참 힘들었다. 그래도 그 어린이집이 없었다면 우린 아마 두 배이상 힘들었을 것이다. 아니, 최소 한 명은 아마 육아휴직을 해야 했겠지.


https://brunch.co.kr/@muyal/60


하지만 그 삼 년의 시간들을 우린 용케도 버텨냈다. 엄마는 빠듯한 출근 시간 속에서도 막둥이를 깨우고 씻기고 먹이고 입히고 머리를 빗겨서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했다. 나는 그 전날 피곤한 야간근무를 하고 와서도 막둥이의 하원을 위해 또 차를 몰았다. 그리고 엄마가 오지 않은 저녁시간을 온전히 아이와 놀았다. 다른 데 가지 않고~(여기서 아이와 놀았다고 해야 할지, 돌보았다고 해야 할지 단어선택이 심히 힘들었는데 '놀았다'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하지만 그 놀이조차도 버거웠던 50대라는 건 안 비밀....ㅋ) 또한 주말이면 심심해하는 막둥이를 위해 어디든 차를 몰고 달렸다. 옛날처럼 언니들이 막둥이를 키워주는 시대는 지났기에(첫째 언니는 고3, 둘째 언니는 중3으로 저녁 12시와 9시가 돼서야 집에 온다, 그래서 막둥이를 좀 보라는 말은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엄빠는 복식 탁구선수처럼 치고 빠지며 상태 편(?)의 공격을 막아냈다. 


"여보 기저귀 쫌 갈어~"


"네, 당신은 분유 좀 타요!"


"그래, 체온은 몇 도야?"


"38도가 넘었어요, 해열제 먹여야 할 것 같아요~"


"저녁에 당신이 애 좀 봐, 오늘 나 퇴근 후에 직장 회식이 있어!"


"알았어요, 오늘 조퇴 내놓을게요"


우리 둘은 서로 요리조리 서로의 자리를 바꿔가며 그 조그만 탁구공(?)을 받아냈다. 조금이라도 우리 사이에 허점이 보이면 탁구공은 여지없이 우리 틈을 파고들어 포인트(?)를 가져갔다.


'이대론 안 되겠어, 백(back)을 좀 더 보강해야겠어'


'네, 제가 백을 막을 테니 당신이 스매싱을 때려요'


'빡!'


'됐어요, 애가 잠들었어요!'


'그래 이제 매치포인트까지 몇 점 안 남았어, 좀 더 힘을 내자구!'


그렇게 우리는 육아라는 탁구 게임의 스테이지 1을 끝낸 것이다. 하지만 정작 거기서 오는 성취감(?)은 탁구게임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이런 사진들이 그간의 노고를 웃음 짓게 만들지 않는가?


(3년간 막둥이의 낮 시간을 돌봐 준 도치와 둘리 어린이집을 떠나며~세이 굿바이~^^)


마지막으로 막둥이는 졸업장과 함께 상장까지 하나 받아왔다. 이름하여 '쪼물쪼물 만들기 상'이란다.


(좌-쪼물쪼물 만들기 상, 우-어린이집치곤 너무 근엄한(?) 졸업증서~ㅋ)


이 쪼물쪼물 만들기상에 쓰인 문구처럼 막둥이가 부디 뛰어난 손재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좋겠다. 그날을 위해 엄빠는 또 다른 탁구게임 스테이지 2에 돌입해야겠지. 그리고 막둥이가 이 사회를 향해 또 다른 한 발짝을 내미는 오늘, 그의 앞날을 축복하며 힘찬 박수를 보낸다.~ 사랑한다, 막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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