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탄 비행기가 추락한다면?

소방관으로 살아간다는 것(74)

by 소방관아빠 무스

(사진-네이버 블로그 펌)


어제는 인도에서 비행기 추락사고가 있었다. 모두 242명이 타고 있었던 이 비행기에서 단 사람만 살아남고 241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거기다 지상에 있다가 그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사람까지 치면 최소한 265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https://youtu.be/6UMrBpTfWQQ?si=Xj7N3CPtWl7iL7v3


작년 말부터 이어진 항공기 추락사고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무안공항과 김해공항에 이어 미국의 항공기 사고, 공군 전투기 추락 사고에다 어제 일어난 인도 여객기 사고까지...


그런데 항공기 사고가 일어나면 거기에 탔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망하는 반면 한두 명의 생존자가 꼭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지난해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에서도 승무원 2명이 생존했으며 어제 인도에서도 한 남성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들이 살아남은 이유는 뭘까? 사실 비행기 추락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소방차가 출동하더라도 상황이 이미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방관이 출동한다고 해도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후라서 시간을 되돌리지 않은 한 거의 바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승객이 비행기 안에서 어디에 탑승하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탈출하느냐에 따라서 생존 확률이 달라진다. 무안공항에서 살아남았던 승무원 2명은 여객기 꼬리 부분에 있었고 어제 살아남은 남성 승객은 비상구 바로 앞 11번 좌석에 앉았던 것이다. 보통 비행기 사고는 출발보다 착륙 시 지상이나 구조물과 충돌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체의 앞쪽보다 중간이나 뒤쪽이 더 안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 3명은 그들이 있었던 위치 때문에 살았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사고 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생존 확률은 또 달라진다. 정확한 안전수칙을 알고 행동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그 사람의 생존확률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내가 탄 항공기에서 추락이나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한번 생각해 보았다.


1) 비상구 바로 앞이나 비행기 꼬리 좌석을 골라라 - 비행기 꼬리 쪽에 앉은 승객들은 앞쪽에 앉은 승객들보다 추락 시 생존할 확률이 40% 정도 높다. 그리고 빠르게 탈출하는 것이 살아남는데 유리하므로 탈출구에 가까운 비행기 꼬리 쪽 좌석을 선택하자.


2) 충돌이나 불시착시 충격방지자세를 취하자 -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가 앉은 좌석의 등받이를 세우고 안전벨트를 채운 다음, 양손으로 앞 좌석을 잡고 머리와 상체를 숙여야 한다. 비행기 사고 시 충돌로 인해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머리가 앞 좌석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몸의 중심을 낮추고 머리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2022060702082_1.jpg (다양한 충격방지 자세-사진:CBC News)


3)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자신이 먼저 쓰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자 -항공기 사고는 화재를 동반하며 연기로 인해 질식할 수 있으므로 산소마크스를 먼저 쓰고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산소마스크는 기내 압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자신의 앞으로 떨어진다. 비행기의 이상신호를 파악하고 자동으로 승객에게 산소를 공급하려는 의도이다. 이때 산소마스크는 30초 이내에 착용하여야 하고 그 이후가 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먼저 보호자가 쓰고 다른 사람들(어린이, 노약자, 임산부)을 돕는 것이 좋다.

화면_캡처_2025-04-09_171026.png (산소마스크 쓰는 순서-네이버 블로그 '거룩한 군대')


4) 물 위에 추락할 경우 구명조끼를 입되 부풀리지는 말자 - 만약 비행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바로 부풀리면 몸이 선체 위쪽으로 떠올라 출입구로 나가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비행기를 완전히 나온 후에 구명조끼를 부풀려야 한다.


5) 최대한 빨리 비행기를 빠져나오자 - 항공기 사고는 충돌 후 폭발과 화재를 동반하기 때문에 충돌 후 2분 안에 비행기를 빠져나오지 못하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번 인도 항공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남성도 비상구 출입구 앞에 앉았다가 비행기가 건물과 충돌하면서 튕겨져 나온 케이스라고 한다. 그러므로 비행기가 지상에 충돌한 후 최대한 빠른 시간에 비행기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6) 짐을 포기하고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라 - 빠르게 선체를 탈출하기 위해선 자신의 짐을 포기하고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승무원들은 사고 시 비상행동요령에 대해 평상시 계속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전문가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말에 따라야 하며 자신의 짐을 가지고 나오느라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짐이 무겁고 클수록 기내에서 빠져나오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이 좋다.


7) 사고 지점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150m 이상 떨어져라 - 사고 이후 폭발과 화재를 피하기 위해서 사고지점을 충분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도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남자도 충돌 직후 의식을 잃었다가 꺠어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계속 걸어서 사고현장을 벗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만약 수상에 추락했다면 수영을 해서 비행기 잔해와 충분히 멀어질 필요가 있다. 기체가 물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자신도 거기에 휘말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상이든, 물 위든, 비행기가 추락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최대한 그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


이상으로 항공기 사고 시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 보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이런 수칙들을 숙지하면서 언제나 안전한 비행기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