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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을 위한 디자인에는 정답이 있다

브랜드 자산으로서의 디자인은 무엇이 다를까?

by Shin kwangsu Ma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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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is a way to communicate ideas and values.”

   디자인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방식이다.


    - 하라켄야(Hara Kenya)









01.

브랜딩에서 디자인은 언제나 가치에 근거한다.

브랜드 자산으로서 이상적인 디자인은 가치를 구현한다.



브랜딩이란 이상적인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공감대를 만들고 브랜드 가치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당연하게도 이를 위한 디자인은 과장된 포장이나 그럴듯한 수식이 아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수치의 값을 분별하고, 그것을 가장 온전히 구현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브랜드 디자인의 정답이다.

정답에 가까운 브랜드 디자인에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일이 없다. 만약 브랜드를 취향으로 정의한다면 그것은 브랜드라기보다 일종의 취미 활동에 가깝다.  MZ 고객에 친근한 브랜드였으면 한다는 대표의 바람으로 100ml에 84만 원이 넘는 라메르 크림을 올리브영에 입점시킨다면 어떨까. 대표의 바람은 충족될지 몰라도 그동안 브랜드가 축적한 가치는 추락할 것이다. 바다의 해조류에서 추출된 활성 성분의 뛰어난 효능과 연구 전문성을 근거로 제시된 84만 원이라는 가치는 올리브영을 주로 이용하는 2030 고객에 설득력이 없다. 브랜드 가치에 근거하지 않은 브랜딩이란 그 결과가 어떻든 명백한 오답이다.  


물론 브랜드는 브랜딩을 통해 이상적인 미래 가치를 추구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 사이의 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브랜딩에서는 언제나 브랜드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모두 고려해야 하며, 과장되거나 부족함이 없는 브랜드 가치를 고민한다. 어떤 가치를 브랜드 자산의 기준점으로 삼아야 하는지, 현재 위치에서 어느 위치로 포지셔닝해야 브랜드의 메시지에 보다 설득력이 생길지 명확하게 분별해야 한다.



글로벌 10대 항공사의 새로운 가치 정의와 포지셔닝을 위한 대한항공의 리브랜딩 © 대한항공



브랜딩은 브랜드를 정의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브랜드를 정의하는 가장 큰 요인은 브랜드가 지닌 실질적인 가치에 있다. 따라서 브랜딩의 깊이와 퀄리티는 가치에 대한 이해도에 달렸다. 만약 브랜드 디자이너가 무수한 데이터 속에서 무엇이 미래 가치에 중요한 근거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그저 자신의 감각이나 관성에 의존한 브랜드 자산을 개발하게 된다.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디자인 자산은 그 자체로는 훌륭할지 몰라도 브랜드 관점에서는 무의미하다. 유의미한 근거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고객들이 어떤 지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어떤 지점에서 부정적 경험을 했는지를 아직 숫자에 불과한 데이터 속에서 발견하고 재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브랜딩에서 유의미한 디자인은 단순한 시각화가 아니라 여러 가설을 세우고 최적의 답을 검증하는 실증적인 과정이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브랜드를 이끄는 대표나 임원들, 혹은 담당자들보다도 브랜드를 깊게 이해해야만 브랜드에 맞는 정답을 제시할 수 있다. 브랜딩 프로젝트에서 나는 클라이언트사의 임원들이 정의하지 못하는 브랜드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 해당 산업 전반의 흐름과 방향성을 파악하는 거시적인 접근과 개별 소비자의 니즈와 경험을 세심하게 살피는 미시적 접근을 병행한다. B2C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나 고객 경험을 면밀히 살피고,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브랜드의 미래 가치를 위해 브랜드의 에센스로 삼아야 할 가치와 개선해야 할 가치를 분별해 내는 검증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내부 임직원이 인지하는 브랜드 가치와 기대하는 미래 가치, 실제 고객과 시장이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 사이의 갭을 주의 깊게 살펴야만 브랜드의 미래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안을 할 수 있게 된다.








02.

브랜딩에서 디자인은 가치를 실현하는 전략적 자산이다.
브랜드 자산으로서의 디자인을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와 높은 감도가 중요하다.




브랜드의 디자인 자산은 브랜드 가치 그 자체를 상징화 한 전략적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임원들과 마케팅, 사업부 등 유관부서의 책임자들보다 더 깊이 있게 브랜드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브랜드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타겟 오디언스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브랜드 자산은 브랜드에 대한 입체적인 접근에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제품의 퀄리티와 경쟁력, 시장 현황과 고객의 인식 등 종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64'라는 가치를 지닌 브랜드를 디자이너가 '50'이라는 수준으로 해석한다면 고객에게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브랜드의 단면만 반영한 디자인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브랜드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정확한 미래 가치에 어긋난 방향으로 브랜드를 이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브랜드다움에 대한 잘못된 정의, 현재 가치와 거리가 먼 미래 가치 설정, 시장 현황과 타겟 고객에 대한 낮은 이해도, 브랜드 가치에 대한 감도가 부족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브랜드 내러티브를 근거한 라메르의 캠페인 © La Mer Technology, Inc.



가장 정답에 가까운 브랜드 디자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전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에 대한 감도가 필요하다. 업계 최상위의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공통점은 브랜드 가치에 맞는 디테일을 분별하는 능력이다. 디자인에 있어 ‘단 1px의 차이’, '1도의 기울기’에도 그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보통 사람들이 보면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브랜드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전혀 다른 브랜드 경험이 된다. 무엇보다 이런 디테일은 브랜드를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자산에 있어 중요한 덕목이다.


애초에 브랜딩 역량이 뛰어난 브랜드는 슬로건이나 메시지, 콘텐츠와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브랜드 자산을 어긋남 없이 단 하나의 소실점으로 집결시킨다. 브랜딩의 정답이 있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처음에는 단 1도의 기울기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1도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간극은 줄이기 어려울 만큼 커진다. 하물며 브랜딩을 위한 소실점을 이해하지 못한 디자인은 명백한 오답이 된다. 브랜드 디자인이란 철저히 가치에 대한 문제이다. 정답에 가까운 브랜드 디자인은 전략적 자산으로서 실효성을 지니며, 명확한 수치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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