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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을 간다

by 바다 김춘식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취항과 함께 시작한 남극과의 인연을 시작한 지 어느덧 세상이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인연은 맺었지만 더 이상의 인연에 진전이 없었던지 10년이란 세월 동안에 남극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특별한 남극 환경에서 이루어 낸 많은 위기극복과 성취감에 가슴 뜨거웠던 일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지만 그러하지 못한 것은 남극 사업을 하면서 11년 동안 남극을 가보지 못했기에 스스로의 자격 미달에 대한 자기 검열 때문이었습니다.


2009년 아라온호 취항 첫 남극 항해와 함께 남극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10년이란 세월 후에야 다시 기회가 올지는 몰랐습니다. 대체불가의 인력이라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없다는 스스로 위안만 했습니다.


남극항해 중인 아라온호



극지연구소에 근무한다 하면 만나는 사람마다 첫 질문은 남극을 가 보았냐는 것이고 보면 그냥 갔다 왔다고 거짓말을 하면 될 것을 차마 입이 안 떨어져 머뭇 거리기 일 쑤였습니다. 대답을 못하는 것이 싫기도 해서 기회만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고대하든 기회가 왔습니다. 남극의 첫 발은 개인사로써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듯하며 간접적으로 쌓아온 지식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경험은 남극 활동 지원을 더 잘할 수 있게 해 줄 테고, 그동안 감추어 두었던 아라온호와 남극 이야기를 글로 풀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장보고과학기지와 아라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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