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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글쓰기

전환장애을 이겨내는 과정

by 별새꽃



긴 터널 끝자락에서

말하고 싶어도
입술은 굳게 닫히고
손을 뻗으려 해도
몸은 굳은 뿌리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밝은 햇살 아래 있었지만
마음과 몸은
어둠의 터널 깊숙이
숨어들어 있었다

허우적거려도
벗어날 수 없던 날들
희망조차 사라진 그 안에서

빼꼼히 내미는
눈썹 달 하나
조용히 말을 건넨다

“넌 할 수 있어
용기를 잃지 마
희망은 너 안에 있어”

그 작은 목소리에 기대어
한 발, 또 한 발
디디며 나오는 시간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시간보다
더 험하고 더디고,
끝없이 이어졌지만

느려도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지금도
긴 터널의 끝자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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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