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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종이 한장 차이

인간성에 대하여

by 별새꽃 Mar 26. 2025

암병동에 6명이 있었는데 대장암환자, 육종암, 폐암, 담당암, 자궁암 그리고 신장과 심장이 안 좋은 분이 계셨다. 육종암 환자는 젊은 쌍둥이인데 동생이 암에 걸려 언니가 병간호를 했고, 대장암 환자는 경과가 좋은 상태로 항암치료 때문에 입원했고, 자궁암환자는 결과가 좋아 퇴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폐암환자는 아는 것이 많은 의사 아내분이었다.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 자랑하는게 일이었다. 집안이 빵빵하다고 늘 그랬다. 큰 며느리는 화가고 둘째 며느리는 농협 부지점장이고 막내 아들은 외국에 있다고 했다. 큰 아들과 살았는데 그렇게 자랑은 했지만 제대로 대접을 받지는 못했던것 같다. 나가는지 들어오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면회를 오는 사람들도 맨손으로 오고 갔다. 간병인이 있었는데 꼭 대하는 태도가 가정부를 다르듯이 아줌마 이거 저거 좀 해 함부로 대했다.

아는 것이 많으면 뭐하겠는가? 제대로 대우도 못받는 처지에. 남편이 의사로 살다 돌아가셨으면 돈이 있었을텐데  궁상을 떨었다.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는 사실이었다.

퇴원하면서 살다살다 별 사람도 다 있지 간병비를 깍는 사람이 있다니 조카가 병원 과장으로 있다면서 협박 아닌 협박으로 깍아주지 않으면 병원에서 일을 못하게 한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깍아줬다고 했다. 처음 말과 다르게 말이다. 그리고 드실려고 모아둔 김치까지 달라고 해서 뺏어갔다고 억울함을 토해내는 것을 보고 별 사람 다 있다. 잘난체는 다하고 벼룩이 간을 빼먹다니...


자궁암 환자는 딸이 간호를 하다가 병이 나서 자신이 일을 하고 간병인을 썼는데 간병인이 얼마나 잘 하시던지 정성 가득 엄마처럼 대하는 모습에 존경심까지 들었다. 배변통을 차고 있었는데 통을 치우기 위해서 침대를 빼서 사람이 없는 곳에서 처리하고 들어오셨다. 아침마다 정성껏 씻기고 쉬지 않고 자식처럼 돌보았다. 3개월 동안 집에 가지 못하고 간병을 하다 보니 집안일도 볼겸 외국에서 딸이 온다는 소식에 아는 분에게 부탁하고 집에 다니러 가셨는데 그날 저녁 일이 생겼다. 평상시에는 조금 드시던 분이 한 그릇을 다 드실 기세로 드시길래 못 드시게 했다.

저녁에 힐머니한테 노래 한자락 하시라고 해서 노래까지 들었는데 밤새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퇴원을 며칠 앞두고 폐혈증이 와서 돌아가시고 말았다.

다는게 뭔지 숨을 쉬기에 산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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