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자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질(資質)의 사전적 정의는 타고난 성품과 소질 혹은 맡아 하는 일에 관한 실력의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의 자질은 곧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성품과 소질, 그리고 실력의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성공적인 교사가 갖추어야 할 수많은 특성이라고 나름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요. 어떤 것들이 그러한 특성에 해당하는지를 지금부터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교사는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공무원입니다. 국가의 이익을 실현하는 신분이죠. 그래서 국민들이 자녀의 교육을 교사에게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공무원 복장관리규정에는 단정하고 말쑥한 옷차림에 대한 내용까지도 언급이 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모든 것들이 국민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한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나름 높은 질의 공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더 나은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교사들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교사는 사회화 된 개인으로서 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생은 학교에서 사회화되어갑니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규범, 생활양식을 배워가죠. 가정을 벗어나 사회화를 배우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화된 모델입니다. 바람직한 사회화 과정을 위해서 올바른 모델링을 해야 하는데요, 모델이 되는 교사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교과서는 이 세상의 지식을 모두 담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실과 사실이 올바르게 판단이 되지 않는 혼란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교사는 이러한 시대에 교육과정에 있는 지식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다양한 지식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학생들에게 어떠한 지식을 선정해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단편적인 지식을 잘 전달하는 교사가 훌륭한 교수자였다면 지금은 스스로 지식을 찾아내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식 탐구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훌륭한 교사의 역할입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벗어나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 속에서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에 필요한 지식을 탐구하고 올바른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하죠.
교사는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학생이 함께 호흡하는 교실 속에서는 다른 생각과 가치들로 인해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때 이러한 상황을 수습하고 중재할 수 있는 역할을 교사가 해야 하죠. 또 학생의 훈육자로서 적절한 방법으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교사의 권위가 필요합니다. 권위는 회초리와 무서움으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적으로 올바른 원칙과 기준으로 학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올바른 삶을 살면 그것이 곧 교사의 권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고 자아의 성장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가정에 비해서 학교 현장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큽니다. 가령, 이전 단원에서 공부한 내용을 이제야 알겠는데 새로운 단원의 내용을 접했을 때 그것을 학습하고자 하는 진입 장벽이 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임을 교사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불안을 제거하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죠. 또 학생들의 자아를 옹호해주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지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앞선 글에서 요즘 학생들이 자존감이 많이 낮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교사의 말과 행동이 학생의 자아에 아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인지해야 합니다.
교사는 지도력이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개별 학생을 이끄는 멘토가 아닙니다. 교사는 학급을 경영하는 운영자입니다. 학교의 교육은 집단을 대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때문에 각 개인의 발달도 중요하지만 집단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량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때로는 부모와 같고 때로는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의 가정에서의 인격은 학교에서의 인격과 충분히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모의 지도가 미치지 못하는 범위를 교사는 지도해야 합니다. 부모가 할 수 없는 역할을 교사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또 교사는 친구처럼 학생과 라포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생과의 친밀감은 학생이 더 편안하게 그리고 더 열정적으로 교육 활동에 임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교사는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교직 생활을 하다보면 때로는 학생들이 밉게 느껴지고 때로는 학생들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을 줄 알아야 합니다. 어린 인격체에 대한 존중, 내 자식과 같게 느끼는 마음으로 학생들의 미운 행동도 보듬어줄 줄 알아야 하죠.
저는 이러한 생각을 늘 마음에 품고 교직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살다보면 별의 별 일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저를 너무 당황스럽게 하거나 분노하게 만드는 일들도 생기죠. 그럴 때 저는 한 발자국 물러나 여백을 가지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사건에 너무 몰입해서 감정적으로 판단하거나 대처하지 않고 좋은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이죠. 저는 다른 직업도 아닌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하는 사명을 가진 교사니까요.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이나 초등 임용고시가 이러한 자질을 기르거나 자질이 없는 사람을 거르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로지 교사 본인의 수양을 통해 갈고 닦아야 하는 요소이죠. 가끔은 언론을 통해 자질이 없는 교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범죄로 얼룩진 교사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는 하죠. 하지만 저는 조금은 순수한 마음이지만 대한민국의 초등교사 대부분은 교사로서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고 또 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