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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1)

by 졸쪼

글 쓸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1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은 안 쓴 것보다는 나은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침 네 시에 일어나 약 다섯 시간 정도 원고를 씁니다. 그가 하루에 정한 양은 200자 원고지 20매. 쓸 이야기가 없어도 이 분량만큼은 반드시 채우고, 더 쓸 수 있어도 20매를 완성하면 미련 없이 손을 뗍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시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아침 여덟 시에 책상에 앉아 정오까지 소설을 쓰지요. 그런데 그간 쓰던 소설을 열한 시에 완성하면 어떻게 할까요? 정오까지 다른 작품을 쓰기 시작합니다. 스티븐 킹 역시 규칙적으로 쓰는 타입의 작가입니다.



이렇게 글쓰기 습관을 체화하면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쓸 수 있게 됩니다. 위대한 작가들도 이렇게 성실히 글쓰기에 임하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면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회사, 학업에 치여 도저히 쓸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면 ‘저녁 먹고 한 시간’, ‘잠들기 전 30분’ 이런 식으로 유동적이지만 절대적인 스케줄을 세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노력한 만큼의 시간이 반드시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쉽고 든든한 방법은 없습니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은 안 쓴 것보다는 나은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절대 손해는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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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쓸 시간이 없는 당신에게2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성실한 천재’가 있는 반면 ‘잠깐의 노력으로 큰 성과를 내는 천재’도 있습니다. 영감을 받아야만 글을 쓸 수 있는 타입에게는 앞서 말한 글쓰기 방식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할 수 없는 사람도 있고, ‘저녁 먹고 한 시간’, ‘잠들기 전 30분’ 같은 유동적이지만 절대적인 스케줄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건 글을 쓰고 싶으나 당장은 쓸 수 없는 상태라면 ‘나는 쓰는 사람이다’라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좋은 타이밍이 오면 글을 쓸 수 있도록 시동을 켜두는 것입니다.

평소 이 시동을 꺼두고 사는 사람이라면 ‘자, 이제 시간이 났으니 대단한 걸 한 편 쓰는 거야’라고 각오하고 글을 쓰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아무리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더라도 중압감 때문에 오히려 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나는 쓰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의 시동을 항상 켜두면 기회가 왔을 때 중압감에 눌릴 위험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소재가 떠올랐을 때 언제든 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글을 쓸 때 각을 잡고 ‘자, 이제부터야’ 하고 비장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은 휴대전화 메모장으로 썼고, 책을 만들 때 쓴 카피나 보도자료 등도 대부분 지하철에서 초안을 작성하곤 했습니다.




일러스트 ⓒ오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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