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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해피 Apr 13. 2024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반가운 소식

경기도 <최중증 돌봄 인력 양성  및 맞춤 돌봄> 시행

이번에 시행되는 경기도 돌봄 정책 중 반가운 소식이 있다.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전문 인력 양성 및 맞춤 돌봄>사업을 시행한다. 지난 3월 1차 모집에 이어 2차 모집이라고 한다. 1차로 모집한 대상자는 4월부터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사업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돌봄 인력 양성 교육
- 대상: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 예정인 장애인 활동지원사
- 양성 교육 12시간 350명(50명 분만 진행)
- 2일 12시간 과정/ 교육 접근성 제고 위한 4개 권역별 교육 운영
- 교육 및 학습방법: 대면교육/ 실무 및 사례 중심의 강의 구성을 통한 참여형 교육
- 교육 내용: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이해, 도전적 행동 개입 전략 등
2) 돌봄 코치
- 대상: 최중증 발달장애인(60명)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
- 전문가를 대상자 돌봄 현장에 파견하여 코칭(대상자별 5회, 총 300회)
- 최중증 발달장애인 1명 당 5회 내외 코칭, 돌봄 인력 2회 이상 참여 필수 (돌봄 인력이 코칭 참여 시 활동지원서비스 제공 인정 도는 맞춤 돌봄 지원 수당 지급)
3) 활동지원 추가 수당
- 대상: 맞춤 돌봄 대상자(60명)를 지원하는 돌봄 전문 인력(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 전문인력 양성교육 과정 수료 필수)
- 주요 내용
(1) 최중증 발당장애인 대상 월 90시간 이상 돌봄 제공 시: 월 25만 원 추가 수당 지급
(2) 최중증 발달장애인 대상 월 180시간 이상 돌봄 제공 시: 월 50만 원 추가 수당 지급


돌봄 노동에 임하면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라 느꼈던 부분이 최중증 장애인을 배려하는 돌봄 정책이다.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일, 육아만 힘든 일이 아니다. 어쩌면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케어한다는 것은 육아의 몇십 배쯤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다. 결국에 이들의 돌봄자는 체력과 정신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적발달장애 여아동(10-11세) Y를 케어한 경험이 있다. 거친 문제 행동으로 부모와 동행을 해도 힘든 상황이었다. 길을 가다가 바닥에 늘어 눕는 것은 보통이다. 그래서 치료실을 데리고 다니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던가. 거친 아이의 각성을 낮추기 위해 하루에 한 번 공원산책도 해야 했다. 공원에서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 마치 아동 학대로 비치어질까 두렵기도 했다. 거리를 이 아이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긴장의 순간이었다. 힘도 달렸다. 그래서 체격이 작으면 이런 일도 못하겠구나 좌절도 했다. 부모는 자꾸 내 체격에 대해 말을 하곤 했는데 참 난감했다. 아담한 내 체격이 이렇게 쓸모없게 느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는 돌봄자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자꾸 미워지는 이 아이에 대한 내 마음이 죄스러워서, 돌봄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결국 나는 나의 정신과 체력의 한계를 마주하고 Y의 활동지원을 멈춰야 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감당할 수 만 있다면 Y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체력과 정신적 한계를 생각하면 안 될 일이란 걸 실감했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이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풀어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위한 돌봄 인력 양성 교육으로 돌봄 인력을 모집하고 직접 돌보는 활동지원사에게 추가 수당까지 지급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상자의 현장에 함께하며 그에 맞는 돌봄 코치까지 해준다 하니 얼마나 좋은 정책인가.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장애인 돌봄 실태를 제대로 보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지금은 수료증으로 시작했지만 분명 돌봄 현장도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특수 심리학'을 장애인 활동지원사에게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자격증을 수여하여 돌봄 노동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근 나도 J를 지원하며 이 아이기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답답할 때가 많았다. 때문에 발달장애인에 포커싱 된 심리학을 공부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여하튼,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지만 ‘함께 돌봄’의 기반을 지자체가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이로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보호자와 이들을 케어하는 활동지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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