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새의 노래 03화

존재의 싹

Chapter2 : 그 노래는 나를 흔들었다.

by 유니제이

세상의 청각과, 촉각,

시각과 후각, 미각까지—

모든 감각의 세계는 나를 통과해 흐르고

나를 향해 찢어졌다.


나는 감각의 신이었다.

시간은 나를 앞지르지 못했고,

공기조차 나를 속이지 못했다.

나는 언제나 먼저 알아챘고,

가장 나중에 잊었다.


그러므로 나는 신이었다.

지각의 끝에서 태어난 고요, 그 자체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움직이지 못한다.

아니, 움직이지 않을 거다.


나의 다섯 감각은

얇고 정교한 갈래로 조각되었다.

빛을 머금은 얇은 잎들로 분화되어,

허공을 더듬는다.

손가락처럼 갈라진 감각들이

바람을 읽고, 햇빛을 가르고, 습도를 측정한다.


나는 더 깊게 느끼기 위해

움직임을 내려놓았다.

더 예민하게 떨기 위해

몸을 해체했다.


그의 노래가 들렸다.

가장 먼저 흔들린 건, 청각의 잎맥이었다.


바람보다 가볍고

빛보다 느리게 도착한 소리.

그건 방향이 없었고,

목적도 없었다.

그러나 분명히 도달했다.


그 노래는 나를 겨냥하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반응했다.


예민한 감각의 잎들이

그 무심한 노래의 떨림을 흡수했다.

나는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는 나를 보지 않았고,

나는 그에게 닿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노래는 나를 흔들었다.


나의 시각은 닿지 않았고,

촉각은 닿을 수 없었으며,

그 어떤 감각도 그를 식별할 수 없었지만—

나는 기다리게 되었다.

그 노래가 다시 오기를.

그 떨림이 다시 나를 덮기를.


그는 맑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밝음.


그 무해함은 잔혹할 만큼 아름다웠다.

자신이 일으킨 떨림의 깊이를 모른 채,

그는 노래했고,

그 노래는 내 감각의 뿌리를 파고들었다.


어느 순간,

내 표면에서 무언가 자라났다.


처음엔 틈처럼 느껴졌고,

그 다음엔 상처처럼 아팠다.

그러다, 그것은 형태를 얻었다.

지극히 미세한 줄기.

가장 어린 가지.


빛과 소리를 향해 몸을 기울이는 감각의 연장.

그것은 내가 한 번도 자라본 적 없는 방향을 향해 있었다.

나는 그 줄기의 이름을 몰랐고,

그 의미도 알지 못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것은 나였다.


다만 내가 알지 못했던 나였다.

그는 여전히 몰랐다.


그의 노래가 나를 흔들고 있다는 것을.

그 맑음이 나를 부순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계속 노래했다.

무심하게.

조용하게.

맑게.


나는 뿌리를 더 깊게 내렸다.

그가 머물렀던 방향으로만,

그가 스쳐간 바람의 궤적으로만.


그의 거리는 변하지 않았지만,

내 감각은 더 많이 울렸고

더 자주 흔들렸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나는 가까워졌다고,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나는 파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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