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속 인문학
프로포션에 대한 이해.
패션에서 '공부'라고 할 것은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인스타를 찾아보는 것도 아니다. 한 가지 '공부'라고 해야 할 것이 있다면 프로포션, 즉 자기 체형에 대한 이해다. 먼저 프로포션(proportion)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비율, 비례 등을 말하며, 패션에선 고유의 체형에서 상하의 비율을 기준으로 얘기한다. 국내에서는 선호하는 프로포션이라 한다면 작은 두상과 상체보다 하체가 더 긴 체형을 선호한다. 이는 남성복과 여성복에서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아직까지 슬림한 체형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또한 선호하는 프로포션은 나라마다 다르고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패션에서 먼저 '공부'라고 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각자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후에 자기만의 공부방법을 찾아 학습하고 노력한다. 또한 프로포션에 대한 이해는 과정만 있을 뿐 테스트 같은 결과는 없다. 인간의 체형은 평면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전부가 다르고, 입체적이며 시간에 따라 노화하고 변화한다. 때문에 자기 체형은 오롯이 자기만 알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체형은 달라지기 때문에, 프로포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흔히 '공부'에서 중요한 건 좋은 결과도 결과지만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이를 적용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프로포션 또한 마찬가지이다.
체형에 대한 이해는 단점에서부터.
타인의 시각엔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자기만의 아쉬운 부분이나 숨기고 싶은 부분은 존재한다. 패션모델들 또한 타고난 프로포션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하지만 엄청난 노력과 관리, 자신감으로 절대 티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장점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자기만의 아쉬운 부분을 찾아 보완하거나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체형의 단점을 해결하는 쉽고 빠른 방법은 없다. 기술이 발달하여도 고유의 체형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완벽하게 변형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완이나 극복하는 방법으로 관점을 바꿔야 하며, 오롯이 스스로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맞는 게 무엇인지를 살피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
프로포션에도 유행은 존재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선호하는 체형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는 패션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패션의 트렌드가 슬림이라면 마른 체형이 유행이고 스포티라면 건장한 체형이 유행이 된다. 이렇게 패션 트렌드에 따라 선호하는 체형은 달라지고, 패션트렌드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컬렉션에서도 디자이너가 의도하는 콘셉트와 분위기에 따라 거기에 맞는 체형의 모델들을 섭외한다. 또한 계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데,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체형이 드러나는 반팔반바지 같은 단품을 활용하기 때문에 체형이 더 자세하게 노출이 된다. 이런 계절에는 마른 체형보다 건강한 체형이 더 유리하고, 추운 겨울에는 옷을 레이어드 해서 입어도 날씬한 느낌을 주는 마른 체형이 더 유리하다. 상황에 따라 패션은 다르게 해석이 되기 때문에 나만의 기준은 꼭 필요하다
프로포션에 대한 오류
패션을 하다 보면 쉽게 빠지는 오류가 키가 크면 모든 옷들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키가 작다고 옷이 다 안 어울리는 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키가 작은 사람이 입어서 어울리는 옷과 키가 큰 사람이 입어서 어울리는 옷은 다르다. 키가 작은 사람과 키가 큰 사람을 똑같은 디테일로만 본다면 키가 작은 사람이 더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또한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의 어울리는 옷들 역시 다른데 뚱뚱한 체형이라면 패션에서 페널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체형에서 나오는 특유의 남성다움과 귀여운 분위기는 잘 활용하면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요한 건 보이는 프로포션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체형과 자기애가 얼마만큼인지 이해하고 받아들여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했는지가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