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atin Jan 11. 2024

03) 우리 엄마 회사 밖으로 끌어내기

우당탕탕 끌어내기 대작전



우리 엄마 회사 밖으로 끌어내기



책 제목으로 아주 적절하다. 누군가가 우리 엄마를 회사라는 공간에서 질질 끌어내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누가 감히 우리 엄마를 끌어내? 바로 나다! 푸핫. 줄여서 [엄끌]이라고 부르고 있다. 맘에 아주 쏙 든다.






엄마의 출근길 찰칵찰칵




지옥을 가장 쉽게 경험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출퇴근길의 지하철을 타는 것. 특히 내가 타고 내리는 곳 모두 사람들이 많이 살거나 회사가 많은 곳이라 언제나 힘겨웠고 숨이 막혔다. 아침 출근만으로도 온몸의 진이 빠지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고 참 이것저것 해봤다. 서서 졸면서도 결제한 인터넷 강의를 듣고, 밀리의 서재로 각종 전자책도 보는 등등 물론 그냥 맘 편히 드라마나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도 있었다. 으 생각만 해도 피곤하네.



1년 정도는 때때로 엄마와 같이 출근하기도 했다. 내가 퇴사한 전 회사의 사무실이 엄마의 회사 근처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야근이 매우 잦아 함께 퇴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출근 시간도 엄마는 더 일찍 준비해서 나가는 반면, 난 유연근무제이기도 했고 전날의 야근으로 피로가 누적될 때에는 겨우 지각만 피하는 정도로 집을 나섰다.



나는 현재 퇴사한 지 6개월이 넘어가는 출퇴근길 해방자다. 머지않아 엄마 역시 지금의 지하철 루틴이 깨지게 된다. 여기서 타고, 거기서 환승하고, 저기서 내려야 하는 30년간 수없이 반복한 루틴. 때문에 회사로부터의 독립은 나에겐 틀을 깨고 나온 개운함과 새로운 세상을 향한 설렘이었으나, 엄마에게는 마냥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역시 답을 모른다. 나의 독립은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없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잘 될 것 같아 큰 걱정 없이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현재 엄마는 회사만 열심히 다니던 이전 30년과는 다르게 회사 밖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는 나와 내 동생이 껴있다. 자 그래서 엄마를 어떻게 끌어내고 있는지 항목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사이버대학원 졸업

- SNS 기록

- 운동 배우기

-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 피아노 수강

- 사진 클래스 수강

- 클래스 101 연간권 수강



언뜻 단어만 보면 '엥? 요새 애들 이 정도는 다 하는데?'싶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MZ가 아니라 30년 동안 ~난 회사밖에 몰라용~하며 살아온 X세대라구! 그것도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며 매일매일 시간을 쪼개고 또 주말을 활용해서 말이야. 내 주변을 살펴보면 엄마 나이대에서 우리 엄마만큼 다양한 경험에 도전하는 사람이 없다. 사실 내가 엄마 빼고 그 연령대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 내 친구들은 당연히 다 내 또래니까요. 푸힛. 물론 이 모든 일을 해낸 엄마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지만 곁에서 완벽히 서포트해주는 엘레강스한 내가 있기에 가능했다.(당당)



그래서 위 리스트에 숨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귀엽게 풀어내려고 한다. 쓰다 보면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또 색다른 도전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일단 가봅시다. 그리고 어머니! 자꾸 제 글에서 내용 빼라고 하지 마셔요! 안 지울꺼임! 메롱






이전 02화 02) 엄마랑 책 쓰려면 뭐부터 해야 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