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의 모습을 보면 간혹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 봐”라고.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 수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본다고 나의 삶이 윤택해지거나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할 수 없으니까.
그럼에도 나는 드라마나 영화가 좋고 그 이야기들이 참 재미있다.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에서는 공감과 위로를 받고 그 반대로 경험하지 못한 삶에 대해서는 상상함으로 짜릿함과 설렘을 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이야기는 대부분 가상의 이야기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시작해 극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기도 하다.
가상의 공간이라 해도 등장인물이 역시 사람의 이야기이다. 드라마 장면마다 울고 웃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 드라마를 좋아하고 재미있게 잘 만든다. 현재 전 세계가 K-드라마 열풍이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제일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드라마 연출의 기본은 갈등이다. 갈등 없는 드라마는 있을 수 없고 최대한 만들고 점입가경이 되게 상승시켜야 한다. 결국 갈등 관계에 있는 우리들의 인생과 닮아있기에 사람들은 드라마를 좋아한다.
드라마 주인공이 고난도 없고 슬픈 일도 반전도 없이 날마다 잘 먹고 잘살고 늘 행복하기만 하다면 재미없다.
주인공은 언제나 고난 겪고 부당하게 속임 당하며 라이벌과 정의를 위해서 싸우고 맞고 터지고 쫓겨 다닌다. 그리고는 그 난관에 맞서 승리하고 이겨낸다. 살아보니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 드라마 같을까?
고난과 투쟁이 두려우면 재밌는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주인공은 그 모든 갈등을 참고 견디고 이기는 자다.
시련과 아픔이 있고 도전과 투쟁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처럼 산다는 것은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 다가올 운명을 만나는 것도 아니다.
불치병에 걸려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희망을 믿는 것이 드라마처럼 사는 법이다.’라고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말했듯이.
재밌는 드라마는 벼랑 끝에서 끝날 것 같은 인생에 반전이 있고 기적도 있는 법이다.
주인공은 드라마 엔딩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해피엔딩이든 새드 엔딩이든 끝까지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