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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호 Dec 26. 2018

40. 루트비히 2세

제40장: 소풍  


아드리안은 마리 고도와 그녀의 아주머니를 위해 뮌헨 근교 소풍을 준비한다. 그는 세레누스에게 이런 계획에 대해 여자들에게 미리 언질해 달라고 청한다. 이는 뒤에 있을 더 비극적인 사건의 예행연습이다.


루트비히 2세 국왕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바이에른 알프스 여행은 바그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와 같은 인상을 준다. 루트비히 2세는 바그너의 정신적인 물질적인 후원자로, 그에게 바이로이트(Bayreuth)에 축제극장을 지어주었다. 또한 오페라 <로엔그린>에서 영감을 받아 퓌센에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nstein)을 지었으며, 일행이 방문하는 린더호프 궁전의 곳곳도 바그너 오페라에 나오는 장면으로 장식했다. 곧 <탄호이저>에서 가져온 ‘비너스의 동굴’, <발퀴레>에서 따온 ‘훈딩의 오두막’, <파르지팔>에 나오는 ‘구르네만츠의 은신처’가 궁전의 명소이다. 루트비히 2세는 아버지뻘인 바그너에게 동성애를 품은 것으로 추측된다.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 <루트비히>의 예고편. 비스콘티는 늘 완벽한 재현을 지향한다.

또 소풍장소 가운데 한 곳인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가 오페라 <살로메>(1905)에서 번 돈으로 구입한 사저가 있는 곳으로 그 집에서 숱한 걸작이 작곡된다.

소풍은 모름지기 이 정도는 되어야...

세레누스와 슈베르트페거는 루트비히 2세의 기벽과 예술적인 취향에 대한 상반된 견해로 충돌한다. 세레누스는 음악가인 슈베르트페거가 루트비히 2세의 ‘예술가’ 기질을 광기로 치부하는 태도에 아연해 한다. 아드리안은 묵묵히 두 친구의 대화를 지켜보는 데서 긴장감이 팽배하다. 아드리안은 마리를 위해 마련한 소풍을 그녀를 호텔까지 배웅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루트비히 2세는 육촌 누이 엘리자베트(‘씨씨’라는 애칭으로 불림)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사촌 오빠인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요제프와 결혼했다. 황태자 ‘루돌프’는 마이에를링에서 애인 ‘마리’ 베체바와 권총 자살한다. 엇갈린 사랑과 우연찮게 겹치는 이름들은 뒤따르는 루돌프 슈베르트페거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오스트리아 황실 비극을 그린 마이얼링은 오드리 햅번/멜 페러, 카트린 드뇌브/오마 샤리프 주연으로 각각 영화화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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