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평생 친구
평생 친구
“하영아. 안녕.”
“응 준아. 안녕.”
“으아악!”
나의 아침은 최애와의 인사로 시작되었고, 준이는 생각보다 갭 모에*(반전 매력을 뜻하는 은어)가 있었다.
“벌레!”
키가 183cm이었는데 1cm도 안 되는 날파리를 극도로 무서워했다. 그렇다면 나는 그걸 잡아주었다.
휴지로 살포시 잡은 뒤 준이 눈앞에 가져다 놓았다.
“이게 무서워?”
“하영아... 제발……”
그 갭 모에를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었지만서도 수업 성적은 점점 더 잘 나오기 시작했다.
교수님이 시장에서 기업이 어떻게 포지셔닝*(소비자의 인식 속에 경쟁제품에 대비하여 차지하고 있는 상대적 위치를 의미하는 마케팅 용어)을 해야 경쟁력 있을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실 때 나는 우리의 준이가 취업시장에서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야 취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했다.
내가 준이 얼굴이었으면 취업을 걱정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취업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얼굴을 들이밀기도 전에 서류에서 탈락을 하면 어찌할 방도가 없는 거였다.
그 답을 찾고자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고, 힘이 들 때는 준이의 얼굴을 더 열심히 보곤 했다.
짙은 눈썹 아래 한쪽만 얄쌍하게 잡힌 쌍꺼풀,
너무 크지는 않지만 균형 있게 자리 잡힌 코,
잡티 없는 피부에 꽃이 핀 듯 새빨갛게 도톰한 입술.
완벽했다.
처음에는 곁눈질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눈길은 과감해졌다.
얼굴을 빤히 지켜보는 눈길에 준이는 살짝 눈을 피했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 너무 집중한 나머지 들리지 않았다.
준이는 얼굴 앞으로 손을 흔들었다.
“하영아.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왜 이렇게 봐?”
이건 솔직히 말해도 됐다.
“준아. 너는 정말 잘생긴 것 같아.”
“..? 응? 갑자기?”
“응. 내가 연예인 실물 많이 봐서 아는데, 너는 연예인 같아.”
준이는 고개를 돌리고선 가방을 챙겼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이후에도 내 눈길은 몇 번이나 반복되었고, 생각보다 더 많았을 거다.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거라 가끔 멍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준아. 혹시 내가 네 얼굴 보는 거 부담스러워?”
“음... 그건 아닌데.”
“좋네.”
탐미를 동력 삼아 준이의 이력서는 다듬어져 갔다.
“자. 여기.”
“이게 뭐야?”
“저번에 네가 힘들다고 했잖아. 이력서 한 번만 봐달라면서.”
“그거? 안해줘도 되는데? 지나가듯 한 말이었는데……” 괜찮다고 했지만 준이는 감동받은 눈치였다.
“그냥 고맙다고 말해주면 돼.”
“고마워.”
“이제 이거 담보로 우리 평생 친구 하는 거야.”
“평생 친구?”
“응. 평생 친구. 평생 감상할 거야. 자 이거 봐봐. 이력서에서 네가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하면은 일단 네 영어 실력을 강조해야 해. 그래. 너 캐나다 국적인 거 써도 좋을 것 같아. 네가 마케팅 쪽에 관심 있잖아. 그중에서도 네 강점이랑 딱 맞는 업무는 글로벌 마케팅 직무인 것 같아. 어때?”
“좋아.”
“그치. 나도 좋아. 그러면 이력서 기본 형식으로 가지 말고 배치를 좀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어때? 네 어학 관련 스펙을 위로 올리고, 네가 경력이 스펙에 비해 조금은 부족하니까 경력을 밑으로 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
준이는 답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