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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밍 Mar 02. 2020

불안과 우울에서 멀어지는 법

#8년 차 직장인의 불안 이야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지난 3년, 지옥 같은 생활의 연속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삶은 불안우울이라는 두 어를 빼면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회사? 아니면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든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이었을까? 무엇 때문에 내가 그토록 불안과 우울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던 것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내 마음가짐만 바꿨으면 될 일이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어려웠던 모양이다. 더 성공하고 싶다고. 부자가 되고 싶다고. 남들보다 더 잘살고 싶다고. 결국 하나도 내려놓지 못했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를 바꾸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내려놓으면 된다는 답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정말 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약 6개월의 시간 동안 나는 죽을 만큼 불안과 우울에서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였고 결국 멀어질 수 있었다. 자살을 생각할 만큼 힘든 시기도 겪은 나였는데도 말이다. 지금의 나는 웃을 수 있는 일상으로 돌아왔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다. 벽하않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불안과 우울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노력했던 방법들 중 가장 좋았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불안의 근원을 파악해서 없애는 것이 가장 좋지만 보통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불안은 근원을 알 수 없거나 해결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마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처럼 말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가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좋았던 방법은 불안, 우울과 관련된 경험한 모든 것들을 글로 적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글들을 적으라는 것인가? 불안과 우울이 다가올 때마다 나에게 일어나는 신체변화부터 어떤 것으로부터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우울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하여 전부 다 적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안과 우울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말이다. 나의 브런치 글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그리고 내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말이다.

 

 그렇다면 글을 적는다 불안과 우울에서 멀어질 수 있을까? 나 같은 경우에는 불안과 우울로부터 조금은 멀어질 수 있었지만 완전히 벗어 날 수 없었다.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썼던 글들을 되풀이해서 읽어 보는 것이다. 보통 불안과 우울은 동일한 이유로 반복되어 찾아오곤 한다. 그렇기에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들을 반복적으로 읽어준다면 같은 이유에서의 불안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점점 불안이 찾아오는 빈도수도 적어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안을 인지하게 될 것이고 멀어질 것이다. 불안은 그런 녀석이다.


 나의 글 중에는 '안녕 불안'이라는 글있다. 그 글을 썼을 당시에는 불안과 친해지려고 했던 노력들이 담겨있. 친해지라고 했던 내가 왜 갑자기 불안과 멀어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수십 차례의 정신과 상담과 수십 권의 책들을 읽었다. 그중에는 항상 나오는 문장들이 있다.  '불안과 친해져라', '불안에 대해 당연하게 받아들여라' 수도 없이 반복되는 문장들. 사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했다. '불안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아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불안이다' 정도로 이해했다. 지금나는 그 말에 속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말은 결국 불안을 인지하라는 현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불안과 친해지라고 표현했던 것일까? 불안은 그런 것이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멀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으니 말이다. 친해질수록 멀어진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직접 경험해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이 찾아왔을 때, '또 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지하게 된 나에게 더 이상 불안은 찾아오지 않았다. 그때는 정말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불안과 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지금 이 상황을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수차례의 상담불안에 관한 글들을 보면서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 것이라고 생각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들은 금씩 나를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믿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그 어떤 병도 한 번에 낫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나의 우울과 불안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도 웃을 수 있는 날이 찾아왔다는 것, 정말이지 다시는 웃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불안과 우울 속에서 살고 있는 모든 이들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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