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와 아들레르

러시아의 대표 휴양지 탐

by 넙죽

흑해의 낙원, 소치와 아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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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단 그리고 흑해 연안에 소치라는 도시가 있다. 러시아에서 휴양지로 유명한 이곳은 한국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지만 많은 러시아인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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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는 흑해에 면한 해변이 계속 펼쳐지는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편의상 크게 두 구역으로 구분된다. 바로 소치와 아들레르다. 두 구역은 해안 열차로도 오갈 수 있으며 기차 차창으로 펼쳐지는 해안선을 바라보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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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교하자면 소치 구역은 굉장히 힙하고 귀족적인 곳이다. 야자수가 도심에 심어져 있고 모든 경관이 세련되게 느껴진다. 소치에 머무는 사람들은 연령층이 낮고 가족 단위 보다는 젊은 휴양객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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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의 유명한 공원인 덴드라리 공원에서는 도시 전체와 흑해가 어우러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 쉽게 보기 힘든 열대 식물들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은 내가 있는 곳이 러시아가 아닌 동남아시아의 한 도시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그만큼 모기들도 매우 많아서 이번 여름에 물릴 것을 이날 하루에 다 물렸을 정도다. 온 몸으로 소치를 느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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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해변.jpg


소치 구역의 또다른 명소로는 소치 항이 있다. 과거 군항으로 쓰였던 이곳은 지금 명품가게들과 정박한 요트들로 가득 차있다. 소비 중심의 관광도시답다. 소치의 해변은 상당부분 유명 호텔들로 인해 멋들어지게 꾸며졌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


이에 반해, 아들레르는 자유롭고 격식이 없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해변이 있고 방문객들도 주로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다. 가족 단위로 어울려 놀고 거창한 도구가 없이 파도만 맞고 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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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차로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편리하기도 하고 해변에서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것을 가까이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행기 소음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뜻이니 장단점이 공존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낮에는 흥겨운 분위기에 신경쓰이지 않던 소음도 밤에는 매우 크게 느껴지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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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레르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노을이 지는 풍경이었다. 하루가 마무리 되어가는 평화로운 그 풍경에 녹아들며 걷는 바닷가 산책은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바닷가에 왔으니 물고기를 먹어야지!


조금 촌스럽기는 하더라도 바닷가에 왔는데 외국이라 회는 못먹더라도 바다나 강에서 난 재료로 만든 요리를 먹고 싶었다. 모스크바에서는 레스토랑이 아니면 냉동이 아닌 생물로 요리한 해산물 요리를 먹기 힘들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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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홍합 요리와 송어구이였다. 홍합은 평소에 좋아하는 식재료이기도 하고 바다의 향을 듬뿍 품고 있으니 바닷가에 적합한 요리가 아니겠는가라는 판단에서였다. 홍합 요리에 관련한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며 러시아어로 홍합요리를 주문했는데 우리가 주문한 것은 오리엔탈식으로 간장과 마늘 등을 사용해 달짝지근하게 볶은 홍합이었으나 내가 받아본 것은 크림소스로 조리한 홍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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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잘못들어갔나 싶어서 갸우뚱거리고 있었는데 주문이 아니라 서빙이 잘못되었던 것이었다. 남의 요리가 잘못 온 건인데 음식 사진을 찍느라 음식에 손을 안 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웨이트리스의 진땀 빼는 모습이 무척 안쓰러웠다. 곧 다른 곳에 갔다왔을 지도 모르는 우리의 홍합이 제자리를 찾았고 우리는 그때서야 홍합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의 홍합도 맛있었지만 먼저 간 홍합이 더 맛있어보이는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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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온 송어요리도 훌륭했는데 호일이 싸여져 구워진, 부드럽고 육즙이 가득한 맛이었다. 소치에서 굳이 송어를 맛본 이유는 아들레르 지역에 송어 양식장이 있어 송어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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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요리를 먹을 때 즈음 레스토랑이 갑자기 정전되었다. 반주가 끊기자 가수의 노래 소리도 끊기고 모두가 암흑 속에 있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불평 없이 대화와 식사를 이어갔다. 여행지가 주는 행복감이 모두에게 여유를 선사했기 때문일까. 유쾌한 해프닝으로 끝난 작은 소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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