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겨울이 왔다
크리스마스까지 아직 한참이나 남았지만 러시아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이다. 붉은 광장에는 벌써 여러개의 트리들과 크리스마스 마켓 분위기로 한창이다.
러시아 각지의 특산물들을 팔기도 하고 방문객들을 상대로 차와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자리 잡았다. 아이들은 여러 놀이기구들을 타면서 부모들에게 자기를 봐달라며 재롱을 부리고 사람들은 코가 시큰해지는 추위 속에도 즐거움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어느 시대, 어떤 장소이든 축제는 사람들을 흥겹게 한다.
작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했는 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제대로 들어서지 못했는데 올해는 팬데믹에 지지 않으려는 듯 각오를 단단히 한 모양새다. 이제는 익숙한 붉은 광장이기에 큰 감흥이 없기는 했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섰다며 신이 나서 가보자는 아내의 성화에 마지못해 나온 걸음이었는데 정작 제일 신난 것은 나였다.
화려한 조명과 크리스마스 트리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그 안의 사람들이 각자의 색과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익숙한 장소에 다른 색이 입혀졌고 또 그 모양새가 참 어여쁘고 찬란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내 나름대로는 모스크바의 장소들과의 이별을 하고 있었지만 모스크바에서 가장 사랑한 장소인 붉은 광장과는 언제 어떻게 이별해야할지 고민이었는데 붉은 광장이 가장 아름답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이때에 이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일상을 보내던 중 티비에서 붉은 광장의 모습을 본다면 오랫동안 잊혀졌던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또 때때로 그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뒤에 두고 현실을 살아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이니 좋았던 기억은 기억 저편에 잘 갈무리해두고 한걸음 나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