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스타일로 아침을 맞이해보기
러시아인들의 아침을 여는 식사로는 카샤와 블린이 있다. 카샤는 일종의 죽으로 오트밀이 주재료다. 오트밀에 우유, 설탕 등을 넣고 만들어낸 죽은 아침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죽보다는 우유를 넣었기 때문에 조금 더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난다. 물론 설탕을 넣어 달짝지근하기도 하고. 나는 호텔 조식에서 주로 이 카샤를 먹었는데, 비행기 시간이 촉박할 때는 카샤 한그릇만 후루룩 먹고 나와도 든든했다.
프랑스의 크레페, 영미권의 팬케이크와 비슷하게 생긴 블린도 대표적인 아침메뉴다. 밀가루 또는 메밀가루만을 재료로 한 블린이 기본이며 속재료가 다양하게 들어가기도 한다. 고기나 채소가 들어간 식사용 블린도 있고 잼이나 초콜릿들이 들어간 디저트용 블린도 있다. 블린을 주메뉴로 한 식당도 쇼핑몰 푸드코트마다 꼭 있는 것만 보아도 블린이 대중적으로 얼마나 사랑받는지를 알 수 있다.
때로는 다른 서양국가들처럼 달걀과 소시지가 아침식사로 나오기도 한다. 어렸을 때는 여기에 빵만 더해서 먹어도 든든했지만 요즘은 수프나 카샤 등 이른바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식사를 한 것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 유럽 여행을 그렇게 다니고 러시아에서 1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제는 서양식보다 한식이나 아시아 음식을 찾게 된다. 현지에서 한식을 찾는 어른들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무슨 일이든지 그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섣불리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이 습관적으로 나올지라도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는 습관도 같이 들이며 나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