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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Oct 09. 2023

러시아의 음료들

러시아인들은 무엇을 마시나

러시아의 음료들


 어느 나라의 식문화에서도 음료는 빠지지 않는 중요 요소이다. 갈증을 해소해준다는 본연의 목적 외에도 음식의 맛을 더해주거나 입안에 남은 음식의 잔상을 씻어내주기도 한다. 음료 자체만으로도 풍부한 맛을 가진 것은 물론이다. 이제 몇가지 러시아의 음료들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차이


 동양문화권의 차는 러시아 땅에서 차이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는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종류의 차가 사랑받는다. 홍차, 녹차, 과일차 등이 주로 인기가 많으며 러시아인들은 겨울에 따뜻한 차이에 레몬 한조각을 띄우거나 과일 잼 등을 넣어 감기를 예방하기도 한다. 러시아에서 누군가의 집이나 사무실을 방문할 때, 심지어 기차를 탔을 때에도 권하는 것이 차이이다. 차이 한잔에는 따듯한 몸을 녹이라는 러시아의 정이 담겨있다. 




흑빵을 발효한 크바스


 러시아 민중의 음식 흑빵을 발효한 크바스는 살짝 시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알콜이 거의 없는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며 갈증 해소에 탁월하다. 여름 수프인 아트료시카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기도 하고. 톨스토이의 단편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음료로 오랫동안 러시아 민중과 함께 해왔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에 와서 가장 먼저 마시고 싶었던 음료다. 물론 지금도 마트에 가면 한 병씩 사와 식사와 함께 마시기도 한다. 가장 내 생활과 밀접한 음료




섣불리 도전하기는 힘든 케피르


 키릴문자가 능숙하지 않았던 때, 우유와 비슷한 병에 담긴 이 음료를 무심코 집어 마셨던 그 시절. 나의 혀와 위장을 강타한 마성의 음료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야 케피르다. 마성의 맛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한 우유의 맛과 같다고 했다. 실제로 상한 것은 아니고 발효의 상태가 강한 러시아식 요구르트라고 말할 수 있겠다. 건강에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어 러시아 정착 초기에는 열심히 그맛에 적응해보려 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우리 집에서는 가끔 아내가 김치를 담글 때 유산균의 먹이로 쓰고는 한단다. 여담으로 크바스와 더불어 여름 수프인 아크로시카의 주재료이지만 실제로 더 사랑받는 쪽은 크바스를 넣은 아크로시카란다. 케피르를 넣은 아크로시카는 러시아인이라도 질색하는 사람이 많다.



딸기단물, 모르스


 러시아 식당에서 음료 메뉴판을 보면 가장 읽기 쉽고 가격도 싼 음료가 모르스이다. 가격 대비 맛도 좋은, 가성비가 좋은 음료인데 나는 한국에서 내가 자주 마셨던 복분자 청 음료와 같은 맛이 났다. 역시 비슷한 베리류를 설탕에 절여서 만들었니 모르스도 과일청으로 만든 음료라고 할 수 있겠다. 끝에 약간 떫은 맛이 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새콤하고 달다. 일전에 러시아 식당에서 모르스를 딸기단물이라고 어설프게 번역해놓은 것을 보고 웃음이 터진 적이 있었는데 표현은 어색해도 맛을 함축한 기막힌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 대중의 술, 보드카


 한국인의 편견과 다르게 생각보다 현대의 러시아인들은 보드카를 자주 마시지 않는다그렇다고 술은 적게 마신다는 말은 아니지만요즘은 보드카 대신 와인이나 맥주를 많이 마신다이탈리아스페인 등 와인 생산지맥주의 성지인 독일과 가까워 가격도 저렴하고 러시아 자체어서 와인하고 맥주를 생산하기도 하니까그러나 독주의 인기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육체노동의 비중이 줄었고술을 즐기는 층의 저변이 넓어졌기 때문이다우리나라도 마찬기지이지 않은가육체피로 보다 정신피로가 많아지고 술의 소비계층이 남녀가리지 않고 넓어지면서 소주의 도수가 내려가고 있다가끔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날에는 나도 마트에서 보드카 작은 병 하나를 사서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자고는 한다좋지 않은 습관이지만 그래도 삶은 고단하고 살아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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