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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조용한 사람은 조용히 무너진다

by 있잖아

나는 늘 조용한 사람이었다. 기쁜 일도, 대화할 때의 반응도 크지 않았다.

그런 내가 무너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 말 없이, 아무 일 없는 듯한 얼굴로 조용히 무너졌다.


사람들은 몰랐다. 내가 얼마나 애써 웃었는지, 웃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들었는지를. 오히려 평소처럼 보인다고 안심했다. 이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착한 아이처럼 웃거나, 멋진 어른처럼 덤덤한 척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 같아서.

하지만 그러다 보면 결국 나도 모르게 무너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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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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