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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Feb 11. 2018

'초코' '초콜릿', 나의 사랑을 그대에게

달콤함과 쓴맛 그 조합


 당신이 들고 있는, 그 초콜릿에는 어떤 쓴맛이 들어 있나요?



 초콜릿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단연 기분 좋게 하는 달콤함이다. 그건 설탕과는 전혀 다른 카카오의 달콤함이기에 더 특별했다. 그리고 그 달콤함은 2월 14일만 되면 절정에 이르기도 한다. 그 달콤함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용기를 주기도 하고 그 이어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눈물의 짠맛처럼 혀를 내미는 쓴맛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분명 초콜릿은 단맛이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게 만날 수 있지만, 반대로 쓴맛이 더 강하게 만날 수도 있다. 어떻게 어느 쪽으로 될 수 있다는 점은, 상자 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자신의 운을 시험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마냥 운에 바라고 있고 싶지 않았다. 2월 14일을 기회로 삼아 초콜릿을 준비하여 누군가에게 고백해 본다. 내가 느낄 맛이 달콤함이 될지 쓴 맛이 될지. 인생의 쓴맛을 마냥 느끼고 싶지 않은 것처럼, 달콤함만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지. 쓴맛이 나는 일을 겪고 싶지 않기도 하다.


 카페에서 와플을 먹으려고 주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음료는 그다지 원치 않았지만 목이 마를 것 같아서 직원에게 음료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아메리카노를 추천받았다. 알고 보니 달달한 디저트를 주문하면 직원들은 음료를 10의 8 정도가 아메리카노를 추천한다. 와플에는 반죽 자체에도 달콤함이 있고 시럽도 뿌려주는 경우가 있기에 매우 달다. 하지만 음료는 쓴맛과 탄맛이 어우르는 커피다. 직원은 왜 그런 추천을 하는 걸까? 그래야 서로의 맛과 향기를 극과 극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와플보다 음료가 더 달지 않으면 음료의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와플의 달콤함을 아메리카노의 쓴맛으로 다시 되새기며 씁쓸해진 입안에는 다시 와플로 달콤함을 녹인다. 그런데, 초콜릿에는 그 달콤함과 쓴맛이 동시에 들어가 있다.


 결국 단맛과 쓴맛을 골라서, 원하는 대로 느낄 수가 없는 건 아닐까.


 초콜릿의 쓴맛과 단맛은 따로 놀지 않는다. 쓴맛이 더 강한 초콜릿에도 단맛은 존재하고 단맛이 강한 초콜릿에도 쓴맛이 존재한다. 초콜릿이 당류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쓴맛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와플과 아메리카노의 조합처럼.


 사람은 씁쓸함을 알기 때문에 달콤함을 원한다. 그 상반되는 조합은 그 어떤 것에도 통용이 된다. 술을 먹고 안주가 필요한 것처럼, 늘 자신을 달래 줄 것이 필요하다. 씁쓸함을 자주 느끼고 있는 만큼 달콤함은 더욱 간절한다. 그렇기에 2월 14일의 밸런타인의 힘을 빌어서라도 사랑을 고백하는 게 아닐까.



 한국이든 유럽이든 아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초콜릿은 남녀 간의 사랑의 징표, 증거를 여겨져 왔다. 그만큼 사랑을 담기에 대표적인 음식이었다. 그렇기에 성스럽고 귀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유럽의 시인은 초콜릿을 찬양하기도 하며, 초콜릿의 원산지의 유적지에는 카카오나무에 옥수수 신의 머리가 매달려 있는 그림이 있다고도 한다.



 그만큼 초콜릿을 누군가에게 건넨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 그 사람에 어떻게 향해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성스러운 물질체다. 그렇기에 그런 마음을 전한다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나의 마음을 받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은 할 수 있겠지만, 내가 그 사람에게 고백한다는 것 자체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싶은 건, 아주 인간적인 부분이니까.


 연애, 사랑에는 늘 서로 행복하기만 한 달콤함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사랑하면서 단맛과 동시에 쓴맛들이 항상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건 사랑뿐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똑같다. 


 

 달콤하여 포근함을 주기도 하고 씁쓸하여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기도 한다. 

 초콜릿 같은 인생과 사랑.

 당신의 초콜릿엔 어떤 쓴맛이 있을지, 어떤 달콤함으로 이끌지 그 기대가 사랑으로 받아들여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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