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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May 15. 2022

애인도 아니면서 스킨십이 많은 여자

 남자가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건 오만이다. 그건 여자가 남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사람과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 마당에 성 조차도 다른 타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고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은 너무 큰 오만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럴 수가 없을 문제일지도 모른다.


 남자는 대체적으로 여성에 비해 단순한 동물이라고 한다. 그건 10대에서 특히 나뉘곤 하는데, 10대 초만 되어도 성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정신연령도 낮은 만큼 호기심과 본능적인 성향 때문에 비교적 단순해지는 면들이 있다.

 2000대 초반의 시절이었음에도 친구들과 함께 성인 사이트에 들어가 보자는 말에 흥미를 가진 나이가 12살인가 13살이었으니. 얼마나 본능에 쉽게 행동이 이끌려왔는지 대부분의 남자들은 납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본능에 쉽게 이끌린 만큼 단순하게 생각하기도 쉬운 것이, 여성은 물론 성 자체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장난이라도 스킨십이 많은 여성을 마주하면 남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쟤 혹시 나 좋아하나?"

 그러곤 결혼까지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정말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러다가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은 결국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알게 된다.

 그건 10대뿐만이 아니라 20대에도 빈번히 자주 일어나곤 하며, 30대에도 일어나곤 한다.

 여성도 남성에게 관심이 많겠지만, 남성도 여성에 더 관심이 많고 성에 대해 더 빨리 반응하고 호기심을 가져온 만큼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면 쉽게 오해를 하곤 한다.

 그리고 경험이 없는 여성 또한 그런 남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니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의 모든 것을 알려는 것이 오만이라고 한다.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는 매일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졸업을 준비하는 알바생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주방의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불을 무서워하고 조리사 자격증에 대한 정보와 공부를 한 것을 빼곤 그다지 적성에 맞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주방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는 요리하는 게 좋아서라고 하는데, 단순히 아직 진로를 확실히 잡지 못한 대학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죠.

 그녀는 첫 출근을 하자마자 다른 남성 알바생들의 이목을 끌게 만들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외모가 뛰어나다기보다는 남자밖에 없었던 칙칙한 일터에 여성이 툭하고 던져지니 분위기 메이커로서 많은 남성 알바생에게 이런저런 영향을 주곤 했죠.

 그건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주곤 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고유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감성과 차별 그리고 절대적인 이성. 한 공간에서 일한다는 것은 좀 더 많은 대화를 이끌고 좀 더 많은 시선들이 오가게 만들죠.

 근력이 필요하고 기술과 섬세함이 필요한 주방인 만큼 서로의 터치가 많은 주방에는 결국 여성이던 남성이던 서로 접촉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 여성은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다른 남성 직원과 손을 잡기도 하고 가벼운 터치는 물론 일어나곤 합니다.

 그게 좀 더 발전이 되는 것인지, 일 외적으로 연락을 하기도 시작하는데, 남자 알바생들을 보면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여행 하서 놀러 간 사진을 주고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고작 하루 3시간 반만 일하면서 4일밖에 되지 않은 사이에 그렇게나 친해질 수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시선은 제가 너무 고지식하다거나, 아니면 얘네들이 그러는 척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런 영향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행동에는 위험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사소한 것이라도 타인에게 나름의 배려를 하고 신경 써 주는 것을 좋아했는데, 생일이 되면 몇만 원짜리 생일 케이크를 직접 공수해서 직접 가져다 주기도 하며, 저녁 약속을 잡고 아웃백에서 10만 원이 넘는 금액을 혼자서 지불하기도 하며, 장난이라고 한들 서로 손을 잡거나 여기저기 스킨십을 하는 게, 그건 자신이 생각하는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배려는 수많은 파장이 불러일으킬 것 같다는 예상이 들었죠. 무엇보다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질만한 지인이라고 한다면 그 모두에게 향하는 것 같았죠.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녀가 말하는 자신의 배려나 스킨십이 타인에게는 자신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져주고 행동으로 이어주길 바라는 건 아닐까 하면서 말이죠.

 마치 여기저기에 미끼를 풀어놓고 물기를 기다리는 낚시꾼 마냥 말이죠.



 남자는 생각보다 단순한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퇴근길에 생일 케이크를 챙겨주는 여자. 오늘 하루 어땠냐며 손을 잡고 고생한 손을 다독여 주는 여자. 늘 다정하고 보고 싶다고 말해주는 여자. 헤어질 때는 늘 연락하라며 생각나면 톡 하나씩 건네는 여자.

 남자는 그런 여자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생각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스킨십이 많다는 게 그만큼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킨십이든 뭐든 타인에게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할 수도 있는 법이고, 본인이 그렇지 않다고 한들 그게 오해라고 한다면 예상치 못한 사고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그거,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 사람 오해해요."

 저는 어느 날 장문의 손편지를 남기고 있는 그녀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오해요?"

 그녀가 어떠한 이유로 누군가에게 그런 손편지를 쓰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고, 타인에게 오해를 줄 뿐이라고, 혹시나 진심을 다해서 누군가에게 전하는 거라면 상관없는 거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런 짓은 그만두라고 말했습니다만, 그녀는 그런 게 아니라며 손가락을 저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저는 그냥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게 좋을 뿐이에요. 생일이라던가 평소에 이렇게 챙김을 주면 저에게도 그렇게 돌아오니깐요. 그게 배려죠."

 그녀는 아직 22살이었습니다.

 아직 사회에 뛰어든 사회초년생도 아니었죠.

 너무 쉽게 인간관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하면 자신에게도 무언가가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고집도 있는 편이어서 제가 끼어들고 설명하고 알려줘야 하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도 들곤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제 말을 듣고 있지도 않았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그냥 요즘 10대 20대들은 이런가 보다 싶은 생각도 들곤 했습니다. 애초에 제가 어떻게 해줄 일도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그런 행동은 결코 긍정적이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여자애도 타인에게 접촉이 많았고 선천적으로 애교도 많았던 편이라 타인에게 호감을 많이 샀던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의도 없던 행동이 다른 남자애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냐며 성추행을 받은 적도 있었으니 말이죠.

 

 그녀도 충분히 그런 좋지 않은 경험을 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자신을 좋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면 장난질을 한 거라 오해를 사고 폭력이 오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건 솔직히 그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하고 싶은 행동을 할 뿐이지,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고 한 행동이 결코 아님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뿐이게 됩니다.



 착한 사람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착한 사람은 마냥 선한 게 아니라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헤아릴 줄 알고 그 행동들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 자체가 '배려'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하는 그녀는 그런 의미에선 그녀의 행동은 배려라고 할 수 없는 그저 자신을 위한 행동할 뿐입니다.

 사소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작은 배려이기도 합니다.

 그건 결코 좋지 못한 결과를 얻을 거라는 것은, 원치 않는 경험을 하기 전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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