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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hemata mathemata Aug 13. 2024

Too much Win Rate will kill U

100% 승률에 관하여

즐거움과 고통, 이익과 손해, 승리와 패배를 동등히 여기고 싸울 준비를 하시오. 그리하면 그와 같은 죄를 받지 않을 것이오. (38) - 바가바드기타


https://youtu.be/ivbO3s1udic?si=V8u2jEIkPqZRoVH6

Queen - Too Much Love Will Kill You (Official Video)

1. 누구나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2. 손실 보는 것을 싫어한다.


이러한 인간의 본능은 투자자에게 커다란 손실과 경제적 재앙을 가져다준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명제는 자신이 직접 투자한 자산(주식, 선물, 원자재 등)에 대한 손실을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3. 손실은 (프랜시스 골턴의) 평균회귀 법칙에 따라 다시 원래 자신의 매입가격으로 돌아갈 것이다.


4. 추가로 매수하면 평균매수단가가 낮아져 손익분기점에 빨리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지구 주변에 태양이 돈다거나, 지구가 평평하다는 중세시대의 믿음과 큰 차이가 없다. 3번에 대한 반증은 무수히 많아 증거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유명한 카카오 주가를 한 번 살펴보자. 2021년 고점 이래로 매수한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 구간이다. 이들은 여전히 주식을 팔지 못하고 있다. 내일이면 반등할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 때문이다. 물론 이런 (알렉산더 엘더 박사가 말한)고점 대비 90% 하락한 타락천사 중에도 반등 가능성도 있겠지만, 본전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수년 동안 날려버린 기회비용은 영구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카카오 월봉, 네이버페이 증권


4번은 흔히 물타기로 불리는 것이다. 상승 시 추가매수하는 피라미딩 전략(불타기)과 유사해 보이지만 정반대이다. 하락 시 매수는 하락추세에 맞서는 전략으로 투자자에게 재앙적이다. '추세(trend)는 친구'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하지만 추세의 반대에 선다면 추세는 투자자의 악랄한 적이다. 물타기는 위험 노출(리스크 익스포저)을 높이는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3~4번 원칙을 추종하여 기관투자자가 손절할 때 투자금액을 늘려간다.


The trend is your friend, until the end when it bends. - Marty Zweig.

이렇게 실패한 투자자들은 수년 간 죽지 못한 채 차트 위에서 매물대(volume profile)라고 표시되며 이후 추세가 상승세로 바뀌면 가격 저항을 유발한다. 이들은 바뀐 추세를 즐길 틈도 없이 매도하기 바쁘지만, 그래도 손실에서 벗어나 겨우 수익을 내서 행복하기만 하다.


물론 아래의 경우와 같이 Buy and Hold 전략으로 성공한 경우도 드물게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헤서웨이처럼 증시에 상장되어 재무상태표를 볼 순 없다. 따라서 내가 FIU도 아니고 전원주 씨의 개인정보제공 동의 없이 지금까지 그녀가 모든 주식을 절대로 안 판 게 맞는지 알 수는 없다.

개그맨 박명수는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 ‘45만원으로 시작한 주식으로 몇십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이의 비결에 묻자 전원주는 “나는 (한번 산 주식은) 절 대 안 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원주는 금도 꾸준히 매수하라고 조언했고, 부동산의 경우 급매로 나온 매물을 공략하면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수십억 자산가’ 전원주 “주식, 나는 절대 안 팔아”…개미들 이래서 돈 못 버나 [투자360], (2024.3.25, 헤럴드경제)


그러나 워런 버핏은 10년 이상의 장기투자로 유명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 금융주 저가매수 후 비교적 단기간에 매도한 스윙 매매도 해왔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 2조원어치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시간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전날 공시를 통해 최근 수차례에 걸쳐 BofA 지분 약 3천390만주, 14억8천만 달러(약 2조594억원)어치를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버크셔는 BofA의 주요 주주로 여전히 420억달러(약 58조원) 규모의 BofA 주식 9억9800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버핏, '최애 은행주' 팔았다...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 2조원어치 매각, (2024.7.22, SBS Biz)

(진위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연예인 전원주의 경우처럼 주식을 팔지 않을 경우 투자자의 승률은 100%이다. 왜냐하면 수익 실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이 기적의 논리는 타당한 것인가?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마다 자산의 가치는 변동한다.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느린 부동산마저도 가격은 조금씩 변한다. 관찰자가 투자자의 장부가치를 매일 본다면 어떨까? 강남 아파트처럼 최초 매입 가격 위로 계속 유지한다면 매일 승률이 100%일까? 그것은 매입가와 현재가격을 비교했을 때만 맞다. 비교 시점을 달리 한다면 승패는 계속 발생한다. 이를테면 기간을 10년, 5년, 1년, 1개월, 1주일, 1일, 4시간, 1시간 단위로 좁힐수록 승패는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앞서 다룬 인간 본성 2(손실 회피)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자는 수익 실현을 하지 않음으로써 승률을 100%로 만들고 싶어 한다. 1전 1패로 100% 패배자가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매일 매 순간 패배하고 있으면서 승리로 착각한 채 수년을 버티는 것이다.


관점을 달리하자면 투자자는 이미 너덜너덜해진 자산가치를 외면한 채 장부가액(book value, 매입가액)에 만족하고 있다. 오늘의 투자 손실을 정확히 인식한다는 것은 IFRS 회계의 시가평가제 도입과도 같다. 장부가액의 하락분을 반영해 결산시점에 투자자산을 평가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손실을 낸 채로 매도하지 않고 버티는 자칭 승률 100% 투자자는 자신에게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셈이다. 투자자가 선물이나 신용매수 등 레버리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문제는 오히려 간단히 해결된다. 투자자는 마진콜(증거금 추가 요구) 때문에 추가 손실을 버틸 없다. 시장은 그를 투자세계에서 신속히 추방시킨다.


이들을 제외한 수많은 현물(주로 주식) 투자자들은 자신의 평단(장부가액)이 오기까지 기다릴 것이다. 연극의 커튼콜이 울릴 때까지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듯이 말이다. 


주가가 내려가봐야 얼마나 내려가냐고? 0까지 내려간다! - 마크 미너비니


단순하게 생각하자. 투자에 있어 승률은 이제 현재의 미실현손익으로 정의해야만 한다. 가령 주식 1개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가 손실 중이라면 그는 승률 0%이다. 주식 5개 종목 중 4개가 손실 중이면 그는 승률 20%이다. 이제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승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단일 종목에 투자하면 승률이 너무 극단적이지 않는가? 따라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한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타석에서 배트를 여러 번 휘둘러야 정확한 타율을 알 수 있다.

 

2.  손실 중인 주식을 매도해야 승률이 높아진다.


3. 승률은 50%를 목표로 한다. 산술적으로 가격 상승과 하락 확률은 50:50이다. 차트 패턴이나 보조지표, 미공개 정보, 미연준의 금리 결정이 확실히 상승과 하락을 가리킨다고 해도 기본 확률은 변함없이 50:5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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