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꿈꾸지만 그저 헛된 희망일 뿐이다.
모든 믿음이 결국 착각으로 덜컥 내려앉아버리는 건 한 순간이다. 가슴이 메이는 건,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 수렁에 빠지기 때문이다. 아니, 자의적으로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가 어둠에게 자리를 내어주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칠흑같이 캄캄한 손아귀가 방을 천천히 잠식함과 동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온몸을 찔러온다. 조금의 틈도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몸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통증이 이를 악물게 만든다. 송곳니에 아랫입술이 무력하게 터져 비릿한 맛이 입 안을 맴돌아도, 멈출 수 없다. 해가 밝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은 척, 멀쩡한 척 사람들 사이로 몸을 내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