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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Jul 18. 2022

흑백 렌즈


누구나 세상을 다양한 색깔로 바라보는 건 아니다. 빨간 꽃을 보고도 누군가는 회색빛을 떠올린다. 그건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다른 감각으로 그저 느끼는 것이다. 세상을 흑백으로 느끼고 바라보는 이들은 매일을 숨통을 조이며 살아간다.

두 눈에 붙어버린 흑백 렌즈를 벗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기도 했지만, 두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려버린 흑백 렌즈는 쉽게 떼어낼 수 없다. 이들은 자신의 두 다리로 위태로이 서 있는 작은 땅마저 서서히 검게 물들어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본다.

자신의 육지가 바다에 잠식되는 모습을 흐릿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세상은 되레 손가락질한다. 왜 세상을 흑백으로밖에 보지 못하냐며 세상은 소리친다. 그 소리는 메아리처럼 이곳저곳을 치다가 결국 이들의 어깨를 툭- 밀친다. 그러면 이들은 그저 기우뚱하며 옆으로 고꾸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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