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코지마에서의 마지막 밤 - 마키야마 전망대에서 만난 밤하늘
바다의 역을 출발할 때 물놀이 후 아이들은 모래를 뒤집어쓰고 바닷물과 땀에 범벅이 되어 온몸이 찐득찐득한 데다가 배도 고파져 있는 상태였다.
저녁식사는 일찌감치 시마노역에서 도시락을 사서 해결한 후, 다음날 아침에 먹을 요깃거리를 사고 잠깐 숙소 근처의 작은 항구 근처의 광장에서 뛰어다니다 노을을 감상하고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별을 보려면 시간이 조금 느지막해야 해서, 아직은 시간이 너무 일렀고, 씻고 잘 준비를 마친 후 다음날 출발할 짐도 미리 챙겨놓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온 후 가족 모두 샤워로 모래를 씻어내고 세탁기를 돌린 뒤, 나는 짐을 간단히 정리했다. 그럭저럭 시간이 지난 저녁 7시 30분쯤, 우리는 옷을 따뜻하게 챙겨 입고 별을 보러 출발했다.
미야코지마는 해가 저물면 불빛이 거의 없어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 단지 동네 주변에는 가로등이 있어 약간 흐리게 보이기 때문에 더 많은 별을 보고 싶다면, 좀 더 어두운 곳을 찾아가야 했다.
그래서 숙소에서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다시 이라부대교를 건너 이라부섬의 마키야마(まきやま, 牧山) 전망대에 가기로 했다.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길을 따라 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변에서는 벌레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완전한 어둠에 휩싸였다. 게다가, 예상대로 우리 가족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밤하늘 빼곡히 쏟아져 내리는 별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도쿄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한 번도 이렇게 많은 별들을 육안으로 본 적이 없었다.
우와~ 별이다~ 아이들은 감탄을 연발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꼭 전망대까지 가야 하나...? 여기서도 충분히 멋진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우리는 전망대 쪽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어찌나 어두운지, 야생동물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고, 나도 모르게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큰딸과 아들은 너무 무섭다고 난리인데 아직 무서운 게 뭔지 잘 모르는 막내는 밤하늘의 별을 알아보고 “반짝반짝 작은 별~”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서 본 전망대의 실루엣은 거대한 괴물처럼 느껴졌다. 정말 너무 무서웠다.
일단 계단으로 위에 올라가서 밤하늘을 보기로 했지만, 숲으로 둘러싸인 텅 빈 전망대라는 건물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다들 내려가자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렇게 우리는 전망대에서 도망치듯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별을 감상했다.
우리 말고는 정말 아무도 없었을까?
숲에 둘러싸인, 도시의 불빛이 전혀 없는 이곳에서는 은하수가 선명하게 보였다. "이 수많은 별들이 항상 우리 머리 위에 떠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더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미야코지마에는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오키나와에 간다면 꼭 전망대까지 가지 않아도, 해변에서도 밤하늘을 볼 수 있으니 주변에 불빛이 없는 곳을 찾아서 꼭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고 오길 추천한다. 가능하면 카메라 장비와 삼각대를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간이 너무 늦어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야 해서 많이 아쉬웠고, 밤하늘의 별을 보고 온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도 나도 평소보다 훨씬 늦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