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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안리 조약사 May 20. 2018

배설기능을 지배하자

#밸런스 전략3: 배설 이야기

“전하, 경하드리옵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광해(배우 이병헌님)가 용변을 본 후 나인들이 외친 말입니다. 옛날 어의들은 왕의 똥을 ‘매화’라 부르며 매일 살펴보고 맛보며 왕의 건강을 검진했습니다. 똥의 형태, 색깔, 냄새 등을 통해 왕의 신체 각 기관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체크할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가 보통 하루에 한번씩 누는 똥은 음식이 1박2일 동안 입에서 항문까지 약9미터를 통과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최종 배설물 입니다. 더럽고 냄새나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몸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입니다. 옛말에 ‘잘 먹고 잘 싸는 일’이 건강의 징표라 하듯이, 배설에 대한 자기 통제력은 아주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다섯째 조건은 공복의 느낌(Feeling of Emptiness)이다. 똥은 반드시 누고 난 다음에 직장이 깨끗이 비워졌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똥을 누고 나면 허리가 우선 가쁜해지고, 열이 있을 때는 열이 가시며, 골치아플 때는 머리가 개운해지고, 삭신이 쑤실때는 삭신 쑤시는 것이 사라진다. 관절염의 증후에도 똥이 깨끗이 빠지면 무릎 아픈 것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리고 이 공복의 느낌은 밑닦는 현상과 관련이 있는데, 똥이 아름다운 형태로 깨끗하게 빠지고 끊어지지 않으면서 배에 공복감을 줄 때는 대체적으로 밑 닦을 필요가 없다. (중략) 밑닦을 필요없이 완벽하게 빠지면서 공복감을 주는 똥, 이런 똥이야말로 존재하는 기쁨의 극상일 것이다. 완벽한 섹스도 인간에게는 중요한 기쁨이지만 나는 완벽한 배변이야말로 완벽한 섹스보다 더 어려운 몸의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섹스는 배변에 비해 문명의 장난이 더 개재되는 것이다. (중략) 라오쯔(老子)는 "虛基心, 實基腹'이라 했는데 나 도올은 말한다.:"虛基腹, 實基心"하라고! 대나무가 힘이 있는 것은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中.下焦가 힘이 있을려면 直腸이 비어야 한다. 직장이 비어있을 수록 인간의 허리는 강해지는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들이여! 얼굴을 치장하려 하지마라! 그대의 항문을 치장하라! 그대의 뱃속과 항문을 아름답게 가꿀 것이다. 그리하면 화장품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똥의 최종결론은 中庸(homeostasis)이다.   
                                                                                             도올 김용옥, <기옹은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INPUT과 OUTPUT 

먹는일이 인풋(Input) 이라면, 싸는일(배설)은 아웃풋(Output)에 해당합니다. 아웃풋은 인풋 만큼이나 중요한데, 만약 아웃풋에 장애가 생기면 전체적인 인체활동의 순환(Circulation)이 장애가 생기는 일인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배변장애는 (흔히들 설사에서 경험하듯이) 신체 컨디션을 급격히 감퇴시키며, 이후 변비와 치질로 빠르게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관리에 실패할 경우 큰 낭패를 보기 쉽고, 마지막으로 일상의 불편함을 초래함으로써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등 멘탈 장애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불규칙적인 식사습관 등으로 인한 대표적인 현대사회가 낳은 배변장애가 변비입니다. 변비는 그 자체로도 괴롭지만 만성화되면 치질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약물 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자연치료가 가장 좋습니다. 대장의 건강상태가 우리 몸 전체의 건강상태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변비는 빠르게 그리고 자연치료법으로 완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변비 치료의 시작은 식이요법으로 진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식이요법의 실천이 어렵거나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후속조치인 배변훈련, 지압 마사지, 그리고 변비약 복용의 순서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먹는 음식만 바꿔도 나을 수 있다 

최우선적으로 충분한 채소를 섭취해야 합니다. 채소에 함유된 섬유질은 대장에서 인체와 공생하는 유산균의 좋은 서식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화과정에서 생긴 각종 독성 물질을 밖으로 배설하는데도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섬유질은 대변의 부피를 키우고 수분을 적절하게 머금어서 변비와 치질을 치료하게 됩니다.  

여러 가지 채소는 칼로리가 없어서 다이어트식품 이면서 각종 미량 영양물질을 공급합니다. 채소를 날 것으로 먹으면 각종 효소와 영양물질을 그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열을 가하여 먹으면 많은 양의 섬유질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루에 한번 들기름 1~2숟갈을 먹으면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식물성 기름은 장벽에 윤활작용을 일으켜 변이 매끄럽게 통과하도록 도와주고, 기름이 소화 분해된 지방산은 장벽을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촉진함으로써 배변을 돕습니다. 특히 들깨기름을 추천드리는데, 이유는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의 함량이 60%나 되기 때문에 참기름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크며, 동맥경화를 없애고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높고,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치매 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쉽게 산패(산화)를 일으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 햇빛을 막는 짙은 색깔의 병에 넣어서 냉장 보관하고, 참기름이 가진 산화방지 물질을 이용해 두 가지를 혼합(들깨기름80% 참기름20%)하면 변질기한을 늦출 수 있습니다.  


하루 한잔의 우유도 좋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우유를 먹으면 변비, 숙변해소, 쾌변, 대장암 예방효과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체지방을 감소시켜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나트륨 배설 및 혈관질환의 감소효과가 있으며 수면에도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잘 알려져 있듯이 우유는 칼슘과 V-D가 함께 있어서 칼슘의 흡수가 잘됨으로 어린이의 성장을 도우고 뼈와 치조골의 퇴화를 막아준답니다. 또한 우유속의 트립토판은 신경을 안정시켜서 불면증과 뇌의 긴장을 진정하고, 우울증과 치매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산균을 먹습니다. 유산균은 대장의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독성 균과 병원균의 과다번식을 억제하고 배변을 순조롭게 기능하도록 합니다. 인체와 유산균은 거의 공생관계를 가지며 변비를 완화하고 장의 이상 발효로 인한 독성 가스의 발생과 팽만감을 억제합니다. 중요한 점은 유산균은 위액의 강산성에 노출되면 죽기 때문에 위에서 녹지 않고 대장에까지 도달하도록 되어있는 장용코팅된 것이라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산균과 일반 세균, 병을 일으키는 식중독균, 곰팡이와 그 포자 등 거의 모든 미생물은 위에서 분비하는 강한 산성을 가진 위산에 의해 죽습니다. 인간이 지구에서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비결 중에서도 훌륭한 기능중에 하나 입니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전에 생식을 하면서도 식중독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위산의 공로가 큽니다. 만일 우리에게 위산 분비기능이 없다면 생선회와 생채소를 먹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 드린 식이요법과 함께 병행하거나 식이요법만으로 완벽한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의 추가적인 치료방법을 실천해 보도록 합시다. 


매일 같은 시간 배변한다 

매일 같은 시간 배변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식사 이후에 대장에 오는 신호를 놓치지 말고 배변하는 습관으로 훈련하면 몸이 쉽게 적응하게 됩니다 . 

매일 같은 시각에 앉아서 팔 다리와 전신의 근육을 이완하고 정신적 긴장을 풀어서 편안한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잠시 기다립니다. 배변에 방해가 되는 긴장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상태가 되었을 때 아랫배에 집중해 압력을 주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대뇌 운동중추와 척추의 신호를 받아서 연동운동을 일으키고 S자 결장에서 직장으로 대변이 도착하면 변의를 일으키게 됩니다.  


배변시 아랫배와 항문을 지압마사지 한다 

직장이 신호를 받아들이면 2~3번 계속하여 압력을 줘서 배변을 시도합니다. 만약 배변 신호가 없으면 왼쪽 아랫배와 항문 바로 위쪽에 위치한 아랫배(직장)를 지압마사지 합니다. 왼쪽 아랫배를 잘 만져보면 수직으로 뻗은 대장 속에 머물러 있는 대변덩어리를 만질 수 있습니다. 이곳을 부드럽게 반복해서 눌러주는 지압마사지를 하게 되면 자극을 받은 장이 연동운동을 천천히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연동운동이란 위장관의 운동으로써 천천히 리듬을 타며 움직여서 위와 소장에서 음식물을 소화흡수하고 남은 찌꺼기와 방귀 등을 항문까지 도착시켜 밖으로 배출하게 됩니다.  


더욱 직접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항문에 직접 자극을 주는 손가락항문지압마사지 입니다. 처음에는 많은분들이 꺼려 하시는 방법이지만 그 효과를 체험해 보신 분들은 백퍼센트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방법은 의의로 간단하며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엉덩이를 들어서 심장과 수평을 이룬 상태를 만듭니다. 그리고 휴지를 항문에 대고 손가락으로 항문 주위를 지압마사지를 하게 되면 자극을 받은 하부직장(직장의 끝부분)이 연동운동을 시작하여 배변신호를 느끼게 됩니다. 관장약 다음으로 배변을 유도하는 효과가 가장 큰 방법입니다.  이렇게 아랫배를 누른 상태에서 배변을 시도하면 탈장, 탈항과 치질 탈출의 위험이 줄어들고 복부에 가해지는 압력이 대변덩어리에 집중됨으로써 배변이 쉬워지게 됩니다. 


관장약의 글리세린을 직장에 주입해 직장 벽을 자극해서 장의 근육이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인데, 항문과 직장(아랫배)을 지압마사지 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와 효과를 가지는 것입니다. 젖먹이 애기의 항문에 묻은 변을 닦아주면 물총같이 대변을 쏟아내는 현상 역시 항문의 지압마사지 효과입니다.  

  

변비약의 선택기준 

앞에서 설명한 여러 변비해소 방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변비약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변비약은 매일 또는 하루 걸러서 변을 볼 수 있도록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약으로 약량을 조절해서 편안한 배변을 하도록 조절해 줍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약들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변비약의   선택기준

• 섬유질 성분(예: 차전자피)의 변비약을 선택한다. 섬유질은 수분을 머금고 팽창해서 장벽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수분은 윤활유 작용을 통해 배변을 도와준다. 음식으로 섭취한 채소의 섬유질과 비슷해서 자연스럽고 부작용이 없다.

• 섬유질만으로 부족하면 산화마그네슘(500mg) 1~2알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섬유질과 산화마그네슘을 저녁에 1회 먹어서 배변이 안되면 아침에 한 번 더 먹어도 된다.

• 장의 점막을 자극하는 성분이 포함된 변비약은 피한다. 자극성 성분은 장벽을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일으켜서 배변을 유도한다. 그러나 점차 자극에 둔감해지면 약의 분량을 늘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 센나 또는 센나의 성분이 포함된 변비약을 오래 동안 먹으면 장의 점막이 검게 변하는 단점이 있다.

• 원하는 배변시간 12시간 전에 약을 먹는다. 음식은 위에서 3~6 시간, 소장에서 5~8 시간, 대장에서 8~15 시간 머물다가 배설된다. 따라서 원하는 배변시간 12시간 전에 약을 먹어두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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