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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삼모델 Apr 30. 2021

도나우 강가의 바베큐파티에 초대합니다.

비가 와도 피크닉은 해야지

주말에 반지하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내 버디를 하던 독일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도나우 강에서 바베큐 파티하는데 올래?' 이전의 바베큐 파티에 고기를 안 가져갔다가, 곤란했던 경 우가 있어서 가는 길에 들린 마트에서 맥주 몇 병과 삼겹살을 사들 고 한적한 강가로 자전거를 몰았다. 가는 길에는 비가 조금씩 오고 있어서 가도 아무도 없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만, 내가 마주한 것은 어떻게든 바베큐를 굽고 있는 독일인들이었다. 비를 가릴 천 막이나 텐트 같은 건 그 어디에도 없었고, 탁구 치라고 만들어 놓 은 탁구대 아래서 비를 피하며 고기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었다

비가 오는 중이다.

독일 소세지

내가 오자 한국인 왔다고, 강남스타일 노래를 재생하며 말춤을 추고 있었다. 오늘 생일인 친구에게 특별히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 를 한병 선물하고 맥주를 한 병 마시니깐, 친구가 와서 대충 빵을 잘라 구운 소세지를 얹어 간이 핫도그를 만들어 주었다. 이 간이 핫도그는 빵도 딱딱하고 소세지도 퍽퍽하고 짜서 맛이 정말 없었 다. 독일은 소세지의 본고장인건 맞고 다양한 소세지도 많지만, 모 든 소세지가 맛있는 건 아니다.


계속해서 비가 조금씩 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 친구들은 럭 비 공으로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참가해서 익숙하지 않아 서 잡거나, 던지기 힘들었다. 날씨는 계속 흐리고 비가 왔지만, 이 사람들은 돗자리에 물이 고여도 훌훌 털어내고 맥주를 홀짝이며 피크닉을 즐겼다. 유럽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안 쓰긴 하 지만, 비가 와도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은 잘 없지 않을까 싶다.

정말 맛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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