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피크닉은 해야지
주말에 반지하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내 버디를 하던 독일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도나우 강에서 바베큐 파티하는데 올래?' 이전의 바베큐 파티에 고기를 안 가져갔다가, 곤란했던 경 우가 있어서 가는 길에 들린 마트에서 맥주 몇 병과 삼겹살을 사들 고 한적한 강가로 자전거를 몰았다. 가는 길에는 비가 조금씩 오고 있어서 가도 아무도 없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만, 내가 마주한 것은 어떻게든 바베큐를 굽고 있는 독일인들이었다. 비를 가릴 천 막이나 텐트 같은 건 그 어디에도 없었고, 탁구 치라고 만들어 놓 은 탁구대 아래서 비를 피하며 고기와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었다
독일 소세지
내가 오자 한국인 왔다고, 강남스타일 노래를 재생하며 말춤을 추고 있었다. 오늘 생일인 친구에게 특별히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 를 한병 선물하고 맥주를 한 병 마시니깐, 친구가 와서 대충 빵을 잘라 구운 소세지를 얹어 간이 핫도그를 만들어 주었다. 이 간이 핫도그는 빵도 딱딱하고 소세지도 퍽퍽하고 짜서 맛이 정말 없었 다. 독일은 소세지의 본고장인건 맞고 다양한 소세지도 많지만, 모 든 소세지가 맛있는 건 아니다.
계속해서 비가 조금씩 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이 친구들은 럭 비 공으로 캐치볼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참가해서 익숙하지 않아 서 잡거나, 던지기 힘들었다. 날씨는 계속 흐리고 비가 왔지만, 이 사람들은 돗자리에 물이 고여도 훌훌 털어내고 맥주를 홀짝이며 피크닉을 즐겼다. 유럽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안 쓰긴 하 지만, 비가 와도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은 잘 없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