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나라 밴쿠버
밴쿠버 도착해 처음엔 버나비 쪽에 있는 단기 숙소를 구했다.
캐나다는 참 잘 정돈돼 있고 깨끗했다. 마치 전형적인 미드 속,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그 여유로운 동네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밴쿠버는 정말 살기 좋은 도시였다. 한인 인구가 많아서인지 한국 마트와 한인 타운도 있어 익숙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식이 그리워 밀라노를 가거나, 라비올리로 만둣국을 흉내 내 끓여 먹었던 기억에 비하면 밴쿠버는 정말 편리하고 천국 같았다.
게다가 언니가 곁에 있으니 마음도 든든했다.
언니와 나는 각각 다른 어학교를 다녔지만, 다운타운에 있는 원베드룸을 함께 렌트해 살았다. 마치 우리만의 작은 세상 같았다. 집은 늘 시끌벅적했고, 친구들이 자주 찾아와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레스토랑 해피아워에 맞춰 가서 50센트짜리 치킨윙과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고, 집에 돌아오면 자연스레 파티가 시작되곤 했다.
성인이 되어 학생 신분으로 지낸다는 건, 놀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늦은 밤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들었고, 때로는 진지한 고민을 나누며 깊은 대화도 나눴다. 바쁘고 즐거운 일상 속에서 가끔은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런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현재를 만끽하느라 바빴다.
호주에서의 생활과 비교해도, 캐나다에서의 학생 시절은 그야말로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