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점 오픈 멤버로 발령받아 열심히 일했다. 일이 벅찰 때도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이탈리아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탈리아 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와인 제조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내가 졸업한 전공은 호텔조리였기에 한국에서 이수한 과목들을 인정받기 위해 공증된 이탈리아어 번역사를 찾아야 했다.
번역이 끝난 뒤에는 과목 공증까지 받아야 했고, 그 과정을 위해 예전에 다녔던 유학원에 연락하고, 대학교에 찾아가 서류를 준비하고, 교수님께 추천서도 부탁드리는 등 여러 서류를 준비했다.
가장 큰 희망은 주정부 추천 장학금이었다. 간단한 이탈리아어 시험은 통과했지만, 장학금 인터뷰에서는 탈락했다. 너무 긴장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서류 준비를 마친 뒤, 나는 학교 견학 및 여행 겸 다시 이탈리아로 향했다.
마침 그 학과에 다니고 있던 친구가 있어, 서류를 제출한 후 수업을 미리 들어볼 수 있었다. 첫 수업은 화학. 정말, 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가 과연 이 수업들을 수료 후 3년 안에 졸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 무렵, 이탈리아에서 교제하던 남자친구와도 이별했다. 점점 더 선명해지는 현실 — 부족한 언어 실력, 무너지는 재정 상태, 막막한 미래. 죽기 살기로 하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두려웠다.
현실과 타협한 건지, 스스로를 포기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상황 속의 나는 ‘안 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나는 다시 멈췄다.
이미 들인 번역비와 비행기 값은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문득, 한국에 있는 것도 싫어졌다.
그렇게 나는 또 다른 나라, 캐나다로 향했다.
이번엔 언니와 함께였다.
혼자가 아니어서, 그나마 덜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