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다이어리] 길을 나아가기로 결심하며

내 인생, 내 운명이 그렇다면 이를 사랑하며 나아간다.

by Bumsoo Kim

요 며칠, 나는 중대한 고민을 했다. 분명 나는 일이 힘들지 않다. 오히려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까? 어떻게 해야 채널들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이 일을 때려치겠다는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요 며칠, 중대한 고민을 하고야 말았다. 디지털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이 일을 내가 죽기 전까지 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길로 가야 하는가?를 두고 말이다.


그리고 어제, 그 답을 내렸다. 그 답은 여기서 발설할 것이 못 되므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고난의 길이 이어질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답을 내리게 한 고민 전체가 다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쪽으로 가던 간에, 나에게는 다 고난의 길이었으니까. 그래서 그 고난 끝에, 잠깐 신세 한탄을 했다. 대학교 때 다른 애들처럼 대외활동 하고, 스펙 맞춰서 준비 다 했는데 나는 왜 탄탄대로가 아니라 가시덤불길을 가고 있을까. 나와 같이 인큐에서 동문수학하는 친구들은 다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자기 길 다 알아서 개척해가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는가. 신은 왜 나에게 어려운 길만 주실까, 항상 개척하고, 항상 불안하며 항상 미래를 대비해야 해서 놀지도, 연애하지도 못하는 길만 내게 골라 주시는가.







한동안 그렇게 자책을 하다, 얼마 전 읽은 [라틴어 수업] 책이 떠올랐다. 꽃피지 못한 청춘들에게, 그 시절은 근본을 만드는 뿌리를 내리게 하는 시기임을 가르쳐 준 명강의를 모아둔 책인 [라틴어 수업]은, 삶의 회의감에 빠져 있던 나에게 먹먹하지만 깊은 위로를 줬다. 특히, “아직 인생의 끝에 간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지금 느리고 느리게 보여도 언젠가는 꽃을 피운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다.


[라틴어 수업]의 이야기를 다시 봤다. 정확히는 다시 읽은 것이 맞는 표현이겠지. 다시 읽다 보니까, 신이 나에게 주신 패턴이 보였다.


01. 신은 나를 가혹하게 몬 다음, 살 길을 매우 크게 주셨다.



라틴어 수업을 읽은 후, 나는 신이 나에게 주신 패턴들을 떠올렸다. 신은 31년 살아온 나에게, 정확히 2번의 커다란 위기를 안겨주셨다. 하나는 21살 때 집이 망한 것이고, 하나는 29살 때 잠깐 내 삶을 멈추신 것이다. 21살 때, 내 집은 망했다. 엄마의 사업이 기울었고,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살기 힘들었다. 대학에서 미래를 준비하던 나는 그때가 가장 절망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학업을 게을리해야 했으니까. 친구들은 집에서 용돈 받으며 공부하는데, 나는 야구장에서 술 취한 취객들에게 맞아가며, 비인간적인 현장에서 일했어야 했다. 당연히, 삶에서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근데, 그때 신은 내게 대기업 로펌 계약직이라는 출구를 내려주셨다. 덕분에 돈을 벌며 사회 경험을 하고, 회사란 조직 생활을 하게 해주셨다. 그때, 나의 보는 눈이 넓어졌다. 서울 하위권 학생의 시선으로만 보던 것이, 직장인의 시선, 그것도 대기업 로펌 직장인으로서 세상을 보니, 세상이라는 것이 참 많은 기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나는 블로그라는 것을 잡았다. 대학에 복학하자마자 블로그를 다시 팠고 6개월의 시행착오 끝에 그 블로그를 파워블로그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흐름을 잘 타고 가서 대기업 대외활동도 했고, 지금 내가 마케터로 일할 수 있게 해주셨다.


나의 두번째 위기는 29살 때 찾아왔다. 인큐를 퇴사해야 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올스톱 해야 했다. 국비 지원을 받으며 겨우 버텼다. 그 버팀 끝에, 신이 내려주신 건 “리스터디”라는 인큐의 독서모임을 통해 교양 공부를 하게 해주신 것, 그리고 1년간 창업에 도전하며 프리랜서의 꿈을 이루게 해주신 것이다. 또한, 이 기간에 유튜브에 도전하게 되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내 삶의 길을 다시 넓힐 수 있었다. 또, 내 삶에서 고마운 인연인 장은비, 천지우, 김현정, 리파모 크루, 우주인 크루, 윤소정 선생님, 전진경 선생님, 최니라 선생님, 용인주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셨다.


나에게 31, 지금은 다시 또 위기가 찾아왔다. 우주인 창업 실패....... 그 기간에 도전했던 것들 때문에 돌아온 빚과 함께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내 위치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신이 나를 극한으로 모신 만큼, 나를 깨어나게 해주는 엄청난 기회를 다시 주셨으니. 나는 그 힘을 바탕으로 신에게 기도 드릴 내용을 정했고, 오늘부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02. 나는 무엇이 될 지 모른다. 다만,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나를 일으켜 준 고마운 책, [라틴어 수업]의 내용 중 한 부분이다. “사람들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르고,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당장 노력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절망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내가 언제 꽃피울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미리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저 그때가 찾아올 때까지, 돌에 정으로 글씨를 새기듯 매일의 일을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구절은 나에게 아직, 내 인생이 끝나지 않았음을, 30년간 조연으로 살았다면 남은 50년을 주연으로 살 수 있을 지 모른다는 희망을 줬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살아 왔기에, 신이 나에게 극한의 고통을 준 다음에 바로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올릴 수 있는 자금과 기회를 내려주신 것이 아닐까.





그걸 나도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지금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할 수 있는 것은 죄다 콘텐츠로 만들어보며, 제발 이 위기를 넘기고 나에게 큰 도약을 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며, 내가 그 운을 더 빠르게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이제 내 기도를 들어달라고 하면서......


몇 주 전까지, 신에게 기도를 드릴 수 없었지만, 이제 나는 내 갈 길을 정했다. 선택했다. 뒤도 안 돌아보고 갈 것이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고 고되고, 때로는 하늘을 원망하며 살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번 어려움이...... 신이 나를 또 한 번 더 업그레이드 할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이 위기를 거치고 나서, 내가 나 자신과 주변으로부터 다 안정받고 책임감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의 뜻을 지지해 줄 내 사랑을 만날 수 있을지.








그리고 또, 혹시 아는가. 내 인생이 지금은, 인큐에서 같이 배운 동문들보다 느리고 더디게, 아직 꽃봉오리를 피우지 못하고 있지만, 31살인 지금부터 내가 죽을 때까지, 나의 인생 전체가 화려하게 바뀔 수 있을 것이리. 내 끝이 어디로 향하는 지 모르지만, 그 길이 험난하고 나를 슬프게 하고, 나를 좌절케 해도 끝까지 가면..... 끝까지 가면 내가 대도서관 / 조조 / 제갈량 / 사마의와 같이, 이 나라 역사책에 성인으로 기록되는 반열에 오를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어제부로 내린 선택. 나는 후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지금은 힘들고, 다른 인큐의 동문보다 느릴지 몰라도, 나의 인생은 31살인 지금부터 풀릴 것이며 내 인생의 끝은 반드시, 대도서관 / 조조 / 제갈량 / 사마의와 같이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기고 만인의 멘토가 되어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를 믿는다. 이제 집에 가서, [라틴어 수업] 리뷰를 쓰고 자야겠다. 내일 출근을 해야 하므로. 나의 크리에이터 다이어리는 여기서 마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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