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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걸 Oct 27. 2024

팀의 다양성 관리 스킬

팀 구성과 연결을 다양하게 만드는 법

인지적 다양성을 가진 팀 인력 구성을 계획하자


다양성이라 하면, 구성원의 사회적 다양성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나이, 학력, 성별, 경력 등에서 팀을 다양하게 구성하려는 노력이다. 멀티 제너레이션 팀은 사회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준을 충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려면 사회적 다양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지적 다양성(Cognitive Diversity)은 단순히 여러 유형의 사람이 모인 것을 넘어 생각하는 방식이 다양함을 뜻한다. 서로 직무 경험이 다르고 저마다의 업무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비슷한 정보를 활용하는 팀에 비해 더 다채로운 정보를 활용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자산 운용 전문가는 재무, 투자를 전공하고 금융사에서 관련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 그의 투자 판단에는 사회적 배경, 연령, 성별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요소를 가지고 다양성을 판단하면 사회적 다양성을 충족하게 된다. 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운용 전문가 중에서도 2차 전지 등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고, 미술품이나 유형자산 전문성이 높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이 틀까지 감안하면 조직의 인지적 다양성을 높일 수 있다.




다양성을 관리하려는 멀티 제너레이션 팀장은 인사 정보 사항에 기록된 것 외에도 팀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축적한다. 업무 외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없는가? 취미 영역도 전문가 수준이라면 언젠가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내, 외 경험의 특수성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했던 팀원은 온라인 판매 사이트 구축,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 수립, 새로운 마케팅 프로모션 등에 그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 경험이 많은 시니어 선배는 사무실 신규 구축, 이전이나 지점 오피스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회사의 인사 평가 기준 외에도 팀원별 강점을 분석하는 툴도 도움이 된다. 반기에 한 번 정도는 강점 유형 분석 도구를 사용하여, 팀원 상호 간에 강점을 분석해 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동료 평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기는 어렵지만, 강점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팀장이 생각한 강점과 동료가 생각한 강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조합하여 팀원의 강점을 정리해 둔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팀의 인력 구성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인사 발령으로 팀원이 바뀌기도 하고 퇴직이나 신규 충원도 발생한다. 이때는 기존 팀원의 인지적 다양성 분석 내용을 고려하여 어떠한 다양성이 추가되면 좋을지 생각해 둔다.


창의적 성과를 위해서는 팀 구성의 인지적 다양성 외에도 사회적인 네트워크 연결이 영향을 미친다. 중심적 위치에 있는 팀원은 영향력이 더 크고 주변부의 팀원은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팀원의 지위에서 발생하는 힘의 차이가 팀의 다양성이 좌지우지한다.


직급이 높은 팀원이 많고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면, 직급이 낮은 팀원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입 밖으로 내놓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이 자기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


멀티 제너레이션 팀장은 이런 영향력과 지위의 네트워크를 관찰하려고 애쓴다. 협력 팀을 구성할 때는 특정 팀원의 입김이 세질 수 있는 구성은 아닌지 고민한다. 회의사 소통의 자리에서도 영향력이 큰 팀원의 발언은 줄이고, 주변부에 위치한 팀원이 더 많은 의견을 제안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성이 작동하는 문화 구축


다양성이 작동하는 팀 문화를 만들기 위해 팀원이 자율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도록 한다. 아무리 팀의 인지적 구성이 다양해지고, 사회적 연결이 바람직하더라도 일일이 업무를 통제한다면 기존과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없다.


자율성은 팀원 동기 유발과도 연결된다. 어떤 때에 가장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활성화될까?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일할 때, 내 방법대로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고자 하는 동기에 불이 붙는다.


팀이 멀티 제너레이션으로 이루어지면 자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계층별 반목과 이질성이 큰 상황인데 자율적으로 놓아두면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닐까?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무조건 놓아둔다는 뜻이 아니다. 단순하면서도 엄격한 룰을 정하고 그 규칙 하에서 자유롭게 일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기본적인 규칙은 있어야 하고, 그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성을 가진 팀일수록 팀 운영 원리는 단순하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콘텐츠에 과감하게 투자한다. 그중 일부는 철저하게 실패한다. 넷플릭스의 조직 운영 원칙은 매우 단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성원은 철저하게 그 규칙을 지킨다. 그리고 다른 콘텐츠 기업을 따라올 수 없는 높은 성과를 올린다.


팀원과 함께 우리 팀만의 단순하면서 철저한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 팀은 회의는 월간 일정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진행하며, 수시 회의 소집은 최소화하는 규칙을 세웠다. 매주 1회 각자가 맡은 업무의 이슈와 문제점을 공유한다. 이렇게 하면 동료의 업무 이슈 해결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다. 협력에 공백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휴가나 출장 일정은 반드시 사전에 전체에게 알리도록 한다. 해당 규칙은 팀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


회의 일정과 회의 운영 원칙도 정해 두었다. 생각보다 원칙 없이 회의를 소집하는 조직이 많다. 월간 회의는 팀 성과와 사업계획 달성률을 점검하는 용도로 운영한다. 주간 회의는 협업을 위해 팀원 상호 간의 업무 계획과 추진 내역을 공유하는 형태가 좋다. 반기에는 업무 역할과 책임(R&R)을 점검한다.


다양성이 성과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리더십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리더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인 의사결정 권한을 선별적으로 위임한다. 물론 위험 감수가 어렵거나 시급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안건은 위임해서는 안 된다.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적고 팀원의 판단 오류를 논의할 시간 있는 안건은 위임하도록 한다.


팀장이 먼저 권한을 위임하고 팀원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에는 점차 수평적인 리더십이 스며든다. 수평적인 문화가 가장 큰 빛을 발할 때는 바로 실수가 발생했을 때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팀원을 존중하는 팀 운영을 하면 때때로 실수, 실패가 발생한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팀원들은 수평적 리더십의 수준을 가늠한다.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문제는 사실 실제보다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한다. 우울증 환자가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 빠지는 건, 똑같은 상황을 더 비극적으로 인식하는데서 온다. 상담 전문가들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대안을 찾기 위해서 ABC 기법을 사용해 보라고 권한다.


우리가 겪는 사건(Accident)은 곧바로 결과로 연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믿음의 틀(Belief)을 통해 재해석된다. 믿음의 필터를 통과한 후에 이에 대한 결과(Consequence)를 예측한다. 이번 분기에 마케팅 성과가 매우 부진하다. (A–사건) 우리 회사의 자금력으로는 제대로 된 마케팅을 실행할 수 없다. (B–믿음) 당연히 다음 분기의 마케팅도 망할 것이다. (C-결과) 이렇게 부정적인 악순환 사고 습관을 따라가면 질책과 비난으로 연결된다.


B 단계의 믿음, 사고의 틀을 바꾸면 상황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리더는 실수에 대한 긍정적인 스토리 텔링을 유도하도록 한다.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를 배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한다. 해석을 다르게 해서 실수를 기회로 삼는다. 이렇게 수평적인 리더십이 정착되면 팀의 다이버시티(Diversity)가 작동할 수 있다.




버퍼링 인재의 활용


많은 경우 팀에는 구성원의 이질성을 융화시켜 줄 인재가 포함되어 있다. 유심하게 관찰하지 않아서 잘 모를 뿐이다. 팀원 중에서 후배를 잘 챙기는 팀원, 선배들에게 깍듯한 팀원, 회의에서 먼저 발언하는 팀원이 있는지 살펴보자. 때로는 다른 팀원들 간의 갈등을 지나치지 못하고 중재를 하기도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버퍼링 인재>에 해당한다. 버퍼링 인재란 멀티 제너레이션 팀의 이질성에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세대 구성 중에서는 X세대나 밀레니얼이 이런 역할을 맡는 때가 많다. 팀에서 모든 구성원이 열린 마음을 가지거나, 모두가 다른 이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불가능하다. 전체가 태도를 바꿀 수는 없지만, 버퍼링 인재가 이들 사이의 다리를 연결하고 소통의 물꼬를 튼다.


팀장은 전체 팀원이 모두 화합을 이루도록 노력하기보다는 버퍼링 인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이미 그런 역할을 하는 중간 관리자가 있다면 그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그런 역할이 없다면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여 버퍼링 인재로 육성하도록 한다. 기대하는 역할을 전달하고 코칭을 통해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다.


버퍼링 인재를 공식화하여 <소그룹 리더> 제도를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리더십 세미나에서 만난 팀장 중에서 이 소그룹 리더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았다. 소그룹 리더란 팀원 중에서 선발한 중간 관리자로 팀장은 이 리더에게 일정 역할을 위임한다. 리더는 자기가 담당한 소그룹에서 융화와 협력을 끌어낸다. 필요하다면 팀장과 같이 의사결정을 내린다.

팀장은 소그룹 리더가 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 정기적으로 팀 업무 배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소그룹 리더에게 팀장의 권한을 위임한다는 사실을 공개한다. 팀장 대신에 수행하는 역할과 권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준다. 만일 소그룹 리더의 통제에 잘 따르지 않는 팀원이 있으면 팀장의 직접 관리하에 두고 별도 관리한다.     

이렇게 버퍼링을 담당할 팀원을 따로 선발하는 방법을 추천하지만, 때로는 팀장이 직접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팀 내부의 이질감이 크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협력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퍼실리테이션을 진행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퍼실리테이션은 회의를 통해 공식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을 체계화하는 것에서부터 팀원 개인 간의 협력과 소통에 필요한 스킬과 툴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회의 시에 공정한 의사 발언 기회를 주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협업하는 팀원 간에는 협업 규칙을 세우도록 한다. 팀장이 관여하에 정기적으로 협업 그룹의 공정한 소통을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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