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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n Oct 11. 2020

방콕 다이어리 3

-   힐링 여행 - 라이프 빌딩, 방콕 비엔날레, 터미널 21

조식 먹고 인근 라이프 빌딩에 갔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주변 산책을 하였다. 호텔 인근에 대형 빌딩이 있어 가봤다.  체류하였던 지역이 서울의 여의도 같은 지역이라고 하는데 그런지 주위에 상업용 고층 건물이 많았다.


< 아침의 룸피니 공원: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인근 방콕 비엔날레 건물에서 본 코끼리 모형의 작품>


<라이프 빌딩>


라이프 빌딩 내부에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화장품 가게, 편의점, 식당 등 상업용 시설과 거주용 아파트? 오피스텔 같은 곳도 존재하는 듯했다.  문득 방콕 한 달 살기를 꿈꿔본다. 이곳에  아파트를 임차하여 매일 아침, 저녁 룸피니 공원을 거닐고, 냉방 시설 잘된 방콕의 카페와 식당을 돌아다닌다. 실제로 방콕 시내에는 이런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많이 볼 수 있다.   서울에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럭셔리 생활을 즐겨본다.. 호주의 50대 저널리스트가 퀴즈쇼에서 상금을 타서 1년간 1달 동안 외국 주요 도시에서 거주한 경험을 기술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 "1달 살기" 붐을 일으켜서 현재까지 많은 사람의 로망이 된 것 같다. 현실의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물론 아까 말한 호주의 작가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우리를 구속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지만.. 이 문제는 쉽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모험보다 안주를 택하는 듯하다. 한 달 살기로는 프라하 등 기후조건이 낫고 물가가 더 낮고 문화생활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더 적합한 것 같기도 하다. 서울에서 더 먼 곳이지만..


 <방콕에서 처음 본 서점.. 서점이라기보다는 가게에 책을 진열했다. 서울에서도 많이 봤던 책이 보인다.>


여행지에서 서점에 가는 것도 큰 즐거움인데, 방콕에서는 서점을 찾기가 쉽지않다..


오후에는 스쿰빗에 있는 터미널 21에 갔다. 여기도 거대한 쇼핑몰, 그러나 보다 서민적이다. 우리나라의 예전 밀리오레와 비슷한 느낌이다. 여기저기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식당가에서 우동과 창이맥주를 시켰다. 

우동과 창이맥주를 시켰다. 맥주는 맛있엇다. 우동은 그냥 그렇다. 우동과 맥주 390밧 1만 5천 원

화장실만 좋았다. 통창으로 고층 건물이 보인다. 여기도 중심 관광지여서 호텔이 밀집되어 있다. 풀만 호텔도 보인다.

점원들이 친절한 편이다.

여기 말투가 여자들이 끝을 올려서 약간 애원하는 듯한 말투인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표시된 가격 이외에 부가세와 서비스제를 붙여서 물가가 그렇게 싼 것 같지도 않다.

우리나라 물가로 70%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슈쿰빛 전경>

- 창밖으로 보이는 방콕 평범한 전경-



바라보기만 했던 룸피니 공원에 갔다.

저녁 6시 30분 참 많은 사람들이 뛰고 있다. 석촌호수에서도 저녁시간이면 산책하는 사람들로 꽉 찬 것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모습이 왠지 인상적이었다. 열심히 제대로 살아야겠다. 이런 마음이 드는, 마치 교회에라도 온 것 같은 경건함이 느껴졌다면 너무 과장인가.. 코로나 시대에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나에게는 유럽이 여행하기에는 더 난 것 같다. 서점, 갤러리, 미술관을 순회하며 시각적, 지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나라들.. 

그런데 그냥, 무언가 여백의 미가 있다. 먹고 쉬어서 그런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은 있다. 확실히 가벼워졌다.

원래 쉬려는 목적으로 간 여행이니, 



-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언제나 안도감과 서운함이라는 상반된 느낌을 경험하는 공간-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1년간 가족을 모두 데리고 장기 여행을 떠난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을 읽었는데, 사람의 뇌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소한 1년 이상 장기여행을 추천한다고 한다. 여행이란 어쩌면 새로운 것을 찾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입 사원을, 새로 배치된 뉴페이스의 직원을, 시즌 신상품을, 넷슬릭스의 미드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하고, 유행이란 것이 생기나 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은 즐겁다.  행복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소유" 보다 "경험"에 투자하라고 말을 한다. "경험" 투자의 극대화는 여행이 아닐까?  나에게 여행이란 지리멸렬한 현실을 도피하는 동시에 "나"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러면서 평소 굉장히 고지식하고, 닫혀있는 소심한 인간이 약간 대범 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언제 룸피니 공원을 간 적이 있던가... 그러나 어느 주말 아침 방콕의 대형 건물을 홀로 탐사하던 그 날 평온한 오전이 그 때의 내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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