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Krasner - Untitled, 1948
그리워해서 찾아온 마음의 병이 이러하다면 그 병 축복으로 받아들일 것이니. 그리워한 죄로 찾아온 마음의 괴로움 이러하다면, 그 괴로움 속에 전생을 던져버릴 것이니. 그리워서 찾아가려는 마음의 가닥과 갈 수 없는 마음의 가닥이 이리 이리 혼란하다면, 그 혼란의 둥지에 붙박이로 살아버릴 것이니. 사흘이고 나흘이고 그리움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꼬이고 꼬이더라도 그 병에 내 실핏줄이 연결될 것이니.
어찌하겠는가. 이미 시작해버린 증상은 병이 아닌 것을. 그리움을 '그리워하는 증상'이라 말해버린 것은, 마음에 자리 잡은 그리움의 세포가 이리 가득하고, 정신의 회로가 이리 복잡하다는 것임을. 아, 병이여! 중증과 광증에 빨려 들어가 갈갈이 찢어발겨져도 어찌하겠는가. 이 증상은 차라리 새의 둥지에 든 듯 평온함을 느끼는 몸이 겪는 시간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