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
엄지손가락은
달보다 더 살갑고 더 커고 더 가깝고 더 물질적인가?
아니면 내 손가락이 해변의 모래보다 더 멀고 무감각하고
별과 별 사이의 어두운 질감 같이 더 먼 감각은 아닌가.
살아 있는 감각보다
때로는 죽음의 감각이 더 가깝고
죽고 싶은 고통을 더 절실히 느끼고
진행 중이라면
삶의 감각은 실제적인 육체에 당면한
손가락과 모래와 새의 죽음보다
더 가까운 것이 저 달과 같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존해 보면
내게 다가오는 이 빛의 물질성은
내게 와서 나를 해석해 주고 있는가.
나는 보았으나 보았다고 정의할 만한 근거의 이론이 없다
삶에게도 그러하다.
살았다 해도 산다는 것의 근원적 작동 원리의 출발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우연히 왔다.
그리고 우연히 겪고 우연한 사건화의 일상화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필연과 결정론에 닿았으나 언제나 다시 열린 출발지에 다름 아니다.
하루치 삶이 한 개의 달과 죽은 새와 모래 한 줌으로 충분하고
어쩌면 어둠 속에 갇혀 빛을 잃어버릴 때에도
인생의 필연적 우연성은 별과 별 사이 검은 허방 같은
칠흑의 질감으로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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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dor Dalí - Thumb, Beach, Moon and Decaying Bird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