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원서읽는 다정한 모임

by 초마

"저... 제가 영어원서 잘 읽을 수 있을까요? 아직 한 번도 안 읽어봤는데..."


심지어 아이들의 영어학원의 그 짧은 책 말고는 읽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뿐, 영어원서를 읽어본 적은 없었다.

대학 다닐 때, 서점에서 시리즈로 나온 미국 만화, 아이들용이라 생각되는데, 그런 책 중에서 한두 권 읽을까 말까 한 이후로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원서라고 하면, 일단 어느 정도 영어가 되어야 책도 읽으면서 이해가 되고, 단어도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함께 책을 읽는 모임에서 어느 날 갑자기 원서를 읽는 모임이 생겼다.


처음에는 마음은 또 함께 시작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미루면서 나름대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영어원서 읽는 모임에 들어가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나의 마음뿐이었고, 실제로는 결심 이후로는 한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마도 해리포터였을 것이다.


해리포터를 시작으로 용기를 낸 것 같다.


"저 남주님, 일단 시작해 보려는데, 저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발을 들이밀게 된 함성원서모임 NTB 이다.


첫 시작은 역시 인증이 무서웠고, 책을 눈으로 읽는 것인지 말로 읽는 것인지도 모른 채로 휙휙 넘어갔다.

조용한 새벽이나 아이들이 잘 때를 노려서 낭독인증을 하려고 했지만 몇 번의 도전에도 실패, 결국 아이들의 목소리는 나의 녹음에 함께 실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도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것에서, 조금씩 긴장을 풀면서 재미있게 해 보자는 식으로 마음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았다.

집보다는 조금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있는 카페에서 녹음을 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문화센터 종이접기를 하고 있는 시간을 이용해서 주말에 밀린 인증을 몰아서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리포터를 때로는 완독을 때로는 실패를 해 가면서도 다음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 이외에 뉴베리상을 받은 책을 읽는 방도 추가 되었고, 뉴베리방과 NTB 방 두 개를 모두 불량회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말로 우리는 홀리듯이 오프모임을 잡게 되었다.


지난 주말, 경복궁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우리는 톡방에서의 친근함과 실제의 어색함이 공존하는 그 중간 어디쯤의 미지근한 공기로 인사를 시작했다.


그 어색함을 빨리 바꾸는 것은 모두들 챙겨 온 선물이었다.


나 역시, 작은 선물을 준비했었는데, 미처 준비하지 않았으면 어쩔까 싶을 정도로 너도 나도 준비해 온 선물을 꺼내었다.


작은 선물들이 모이니 큼지막한 테이블은 금세 꽉 찼고, 어색함은 저절로 사라졌다.





손으로 직접 만든 키링, 두꺼운 책을 볼 때 필요한 문진, 그리고 달콤한 초콜릿 등등 정말 달달하면서도 따뜻한 선물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 역시 플래너와 볼펜, 그리고 핫팩과 약간의 간식을 넣은 봉투를 준비했고, 이 모임을 리딩하시는 남주님은 역시 리더답게 원서와 책을 읽을 때 꼭 필요한 문구와 너무 마음에 쏙 드는 책갈피를 선물로 주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좋았던 것은 바로 이 상장이었다.

이번에는 오프모임이라 전부 다 컬러프린팅에 코팅까지 해 주시니, 책을 다 못 읽은 나로서는 미안하면서도, 또 괜스레 뿌듯했다.


"남주님, 저 원서 다 못 읽었는데요..."


"괜찮아요! 미리 드리는 완주 상장! 다 읽으실 거잖아요!"







그렇게 기분 좋게 자연스럽게 시작된 우리의 만남은 2,3시간이 훌쩍 지나갈 때까지 지루함은 한 번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었다.


이 모임 안에서 다양한 취미와 재능이 있는 석진님의 이야기에 모두들 귀를 기울였고, 모두의 영어 읽는 노하우 그리고 각자 하는 다른 모임 등에서의 좋은 이벤트가 있으면 무조건 함께 하자고 또 이끌어 주셨다.


우리가 어느새 1년 만에 만나는 오프모임이었지만, 내년 이맘때 다시 만날 때에는 더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은 분들과의 모임이었다. 사실 오랜 시간 매일 톡으로 소통하며 또 다른 모임에서 만나고 함께 글을 쓰다 보니 각자의 일상에 안부를 전하게 되고, 혹여나 힘든 일이 있다면 응원을 보내고, 걱정을 하는 모임이다.


하나의 독서모임으로 시작된 모임은 글쓰기, 영어원서 읽기, 고전 읽기, 플래너 쓰기 등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늘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이렇게 많은 모임을 하다 보면 때로는 소홀할 법만도 한데 이 분들 모두 자기계발과 성장, 그리고 이끌어주시고 함께하자고 응원하심에 진심이신 분들이라 그 열정 하나는 모두 금메달이신 분들이다.

함께 하니, 또 하게 되는 신기한 모임.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임도 함께 하고 싶은 모임이다.

그래서 나는 잘할 자신이 없는 불량회원일지라도, 늘 함께 하고 싶고 제일 먼저 손들고 싶은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더 오래오래 같이하며, 성장하는 나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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