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MAD TEA - Peppermint & Lemon
종일 흐리멍덩한 하늘에 비구름이 껴서 소나기라도 내리는 날이면 몸이 축 쳐져요. 습도를 머금은 축축한 바람이 불어와 온 몸에 달라붙죠. 특히 목 뒷덜미나 팔, 다리에 살이 접히는 틈새를 기가 막히게 파고들어요.
에어컨을 켜기에도 어중간한데요, 켤 날씨라 해도 아이랑 신랑이 없는 빈 집에 혼자만 시원하자고 에어컨을 켜기에는 양심이 따라주지 않네요.
할 수 없이 티백을 골라 속을 달래 보기로 해요.
페퍼민트는 강한 향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는 허브차인데 저에겐 불호예요. 그런데 이런 찝찝한 날씨에 생각나는 건 강력한 충격으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먼저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요. 자세히 보면 티백에도 차 마시는 방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거나 쓰여있다는 걸 차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물이 다 끓으면 찻잔에 물을 먼저 담고 티백을 띄어요. 그러면 물 위에 티백 속의 찻잎이 우러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3~5분가량 우려서 마시면 되는데 오래 우릴수록 맛은 진해지니까 입맛에 따라 우리는 시간은 조절하면 돼요.
차 우리는 방법을 찾아보다가 물을 먼저 넣냐, 티백을 먼저 넣냐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뉘긴 하던데 중요하지 않아요. 수색이 흘러나오는 장면을 보고 싶을 때는 물을 먼저 넣고 티백을 띄우고 기다려요. 얼른 차를 마시고 싶은 날에는 티백과 물을 함께 넣어 얼른 우려 마시고요.
차에 관심을 갖고 마시기 전에는 잔에 있는 티백을 퐁당퐁당 넣었다, 뺐다 이리저리 흔들었는데요. 티백 속 찻잎은 작은 조각 찻잎이라 우러나는 속도가 빨라요. 그래서 계속 퐁당거리다가는 자극적인 맛이 우러나오게 되니 되도록이면 그냥 두는 편이 좋아요.
찻잔에서 상쾌한 민트향이 풍기며 맑은 노란빛의 수색(차의 색)이 찻잔에 퍼지면 티백을 꺼내고 차를 마십니다. 한 모금 마시니 입 안이 화해 지네요. 살짝 느껴지는 레몬맛을 위안삼아 다시 한 모금 마셨더니 목구멍을 통해 위장까지 화해지는 기분이에요. 세 모금째는 끝이라는 신호가 와요. 찻잔 속의 차를 모두 마시지는 못했지만 축 쳐졌던 몸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한 세 모금이었어요.
AHMAD TEA
"가장 좋은 품질의 차"라는 의미를 지닌 영국 런던의 브랜드. 차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세심한 선택을 거친 후 전통적인 방법인 손으로 차를 따는 것으로 차의 완벽한 컨디션, 찻잎의 신선도와 향을 보증할 수 있다. 전 세계 25명의 차 맛 감별사가 8개의 차 시음실에서 7번에 걸쳐 차의 품질을 검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