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브레이커 Jun 09. 2021

나는 자동차 안사고 30대에 건물 살거야~!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넌 차 언제 사?"

"난 차 안 사고 건물 살 건데?"


20대 이후 한결같이 같은 대답을 해왔지만

주변에 반응은 '먼 개소리야?'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진짜? 대단하다~"

이 말한마디를 수많은 사람중에 단 한명한테도 못들어본것 같다. 

가족도,친한친구도,여자친구도 믿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월 200만 원 겨우 벌면서 하는 말이니 누가 믿겠는가?

심지어 친한 친구들조차 허세가 심한 애로 생각했다.


우리집은 4인 가족에 집 1채 없어 전세를 살면서 2년마다 떠돌아다녔다.

얼마나 이사를 많이 했으면 등본 서류를 받으면 4장이 넘어갔다.

그렇게 없이 살면서 입만 열면 건물 살 거라고 이야기했으니 믿어주는 게 이상하긴 한다.


하지만 나는 나를 믿어 주기로 했다.

20살 이후 내 목표는 언제나 40세 이전에 건물을 사는 것이었다.

번쩍번쩍한 건물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그냥 내 이름으로 내 손으로 한 방울씩 모와 사리라 매년 다짐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건물을 원했던건 아니다.


(궁금하다면 이글을 한번 읽어 보세요 https://brunch.co.kr/@rlagogk123/23)


처절하기 돈을 모으기 위해서 지켜야 될 것들이 많았다.

그중 가장 첫 번째는 자동차를 절대 사지 않는다 였다.

다른 무엇보다 자동차를 1순위를 두었던 이유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내 성격을 내가 잘알고 있다.

자동차를 사면 차 자체 가격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차를 끌고 다니면서

이곳저곳 놀러 다니고 싶은 마음을 참을 자신이 없었다.


20대 중반이 넘으면서

집에서 차를 사주는 친구

자신의 돈으로 차를 사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친한 친구 6명 중 유일하게 차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덕분에 참 많이 얻어 타고 다녔다..ㅎ)


친한지인들이야 나에 대해 알고 있으니 상관없었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과 만날때 불편할 때가 있었다.

사실 센척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자격지심 같은 마음도 남아 있었다.



20대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30대가 넘고 나니 사람들은 차가 있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러던 중 나도 위기를 맞이한 사건이 있었다.


남들이 뭐라 하는 것보다 나에게 가장 충격이였던 건 사랑했던 여자 친구의 한마디였다.


"오빠 , 그냥 차 사면 안돼? 작은 경차라도? 내가 기름값 내줄게..

놀러 갈 때도 너무 불편하고,  돈도 어느 정도 모왔으니까 이 정도는 써도 되지 않아?"

그리고,, 친구들 만나는데  남자 친구 차 없다고 조금 창피하기도 해..."


내가 목표를 이루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창피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나도 양심이 있기에 사귀기 전에  먼저 말했었다.


"나는 건물 살 거라서 차 안 살 건데 괜찮아?"


아마도 나의 이야기가 농담으로 들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30대가 넘어서까지 차를 사지 않는 나를 보면서 지지리 궁상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20대 때에는 단순히 돈을 아껴야 된다는 마음으로 정했던 원칙이다.

하지만 20대 후반이 넘어서면서 차가 없어서 얻을 수 있는 게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보다

다른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 시간계획 맞추기가 쉽다.

차가 없는 뚜벅이는 지하철을 애용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의 가장 큰 장점은 도착시간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차가 밀려서 약속시간에 늦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시간 분배를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두 번째 운전하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 운전에만 집중해야 된다.

지하철을 타면 지하철 가는 시간 동안에 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

독서, 유튜브, 게임 등등


특히나 한참 독서에 열을 올렸을 때 지하철에 석 독서를 했던 것이 지금 삶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차가 없어서 불편한 건 사실 훨씬 더 많다.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적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하지만 당시 돈을 모와야 했던 나에게 움직임의 범위가 적은 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앞에 말했지만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것을 억지로 참을 자신이 없었다...


지금 내 나이 34살이 되었고 나는 여전히 차가 없다.

대신 나에게는 건물 하나가 생겼다.

20살부터 입버릇처럼 말했던 차 안 사고 건물 살 거란 목표를 이루 었다.

(내 지분보다 은행 지분이 많긴 하지만.ㅎ)


여전히 지금도 사람들이 만나면 물어보곤 한다.

"이제는 차 살 때 되지 않았냐?"


나의 대답은 지금도 한결 같다.


"아니 나 차 안 사고 건물 하나 더 살 거야~!"



이제 내 꿈은 지금 보다 더 좋은 건물을 사는 게 꿈이 되었다.

아마 이 꿈을 이루고 나면 차를 사지 않을까??? (가족이 생기면 꼭 사고 싶다.)


나는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면서 부족한 공부를 한다.

지금 이런 습관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차가 없었기에 만들수 있는 몇 안되는 나의 좋은 습관이다.


차가 없는게 20대때는 어쩔 수 없이 눈치 보며 아무렇지 않은 척 상처 받지 않는 척 넘어갔지만

지금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장보기용 100만 원짜리 스쿠터 하나는 2년 전에 장만했다. 지하철이 끈겨도 돌아다닐 수 있는게 좋다.)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차를 사지 않는 많은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나의 작은 성취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의 시선, 남의 목표보다 스스로를 믿어주고 자신의 목표대로 살아가길 바란다.


*썸네일 사진은 나의 자랑인 내 건물 사진이다. 낡았지만 나의 과거가 틀리지 않았다는 좋은 증거이다.*


이전 03화 30대에 평생 노후 준비 끝내는 가장 쉬운 방법 1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