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사랑스러움

트롯계의 러블리 보스 등장_마이진의 사랑할 나이

by 유투리

"나 좀 예뻐해줘요~"

티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먼저, 그냥, 무조건 예뻐해주는 사람이 있다.

마이진이 그랬다. 중성적인 옷차림에 과한 꾸밈 하나 없이 무대에 섰는데, 무대가 순식간에 핑크빛으로 물든다. 남녀 불문 함박미소를 지으며 빠져든다. 오랜 녹화에 지친 어린 트롯 가수들도 활력이 샘솟는지 일어나서 춤을 춘다. <사랑할 나이>를 부르는 마이진은 ‘사랑스러움'을 새롭게 정의하게 만들었다.

출처ㅣ 마이진(マイジン) - 사랑할 나이(恋するとし)|한일톱텐쇼 27회

사랑스러움은 애교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진심에 몰입하는 사람에게서 흘러나오는 것.

섹시한 옷도, 화려한 메이크업도 없었지만, 그녀는 노래에 푹 빠진 채 무아지경에 가까운 몰입력을 보여줬다. 청중을 향한 배려,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그야말로 '뚝뚝' 사랑스러움이 흘러나왔다.


꾸밈 없는 확신, 마이진의 방식

사실 마이진은 처음부터 '중성적인 스타일링'으로 눈에 띈 가수였다. 섹시함도, 여성스러움도 과하게 내세우지 않지만, 무대 위에선 그 누구보다 깊고 단단한 감정선을 보여준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기존 여자가수들과 캐릭터가 분명히 다르니까 너무 좋다.
살랑살랑한 웨이브는 안 되더라도 파워풀한 웨이브를 보여드리면 된다.
가식 없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저만의 매력을 보여드리겠다

실제로 중성적인 스타일이 무대에서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느낀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여자 트로트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아쉬울 때가 많았다. 섹시함을 넘어서서 야하게, 과하게 느껴지는 무대의상이 몰입을 방해하고, 뛰어난 실력마저 가릴 때가 종종 있어서다. 자신의 스타일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태도에서 나는 일종의 고집보다 확신을 봤다. 자신을 꾸며 보이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

출처: 마이진-옹이 l 현역가왕 12, MBN MUSIC 유튜브

2013년 정식 데뷔 이후, 마이진은 다양한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23년 MBN현역가왕에서 1위와 단 0.7프로 차이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절제된 창법과 중견가수 못지 않은 호흡 조절은 완숙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팬층도 제법 두텁다. 특히 여성 팬들의 지지가 눈에 띄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마이진은 '어떻게 보여야 할까'보다 '내가 누구인지'에 더 집중하는 사람이기에.


예쁘기 보단 나답게

20대 때는 '예쁨'에 목을 맸다.

작은 키가 싫어서 하이힐을 신었고, 조금이라도 길어 보이려고 짧은 바지를 입었고, 어울리지 않는 화장을 쌓아올렸다. 누구에게든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이젠 그냥 불편한 건 내려놓고, 나답게 입는다. 90년대 레트로 감성이 유행이 된 덕도 있다. 핫팬츠보다 통바지가, 하이힐보다 운동화가 훨씬 자연스럽고 세련된 시대. 마이진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일 거다.

“꺾어진 나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요”라고 말하는 목소리.

출처ㅣ마이진(マイジン) - 사랑할 나이(恋するとし)|한일톱텐쇼 27회

세월에 지지 않겠다는 단단한 자기 긍정.

‘야속한 세월아 너 먼저 가거라’라고 외치며 마음만은 이팔청춘인 사람의 얼굴.

〈사랑할 나이〉는 마이진에게 너무 잘 어울렸다.

이 노래를 단순한 '세대 응원가'로 만들지 않고, 지금도 뜨겁게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로 바꿔냈다.

사랑스러움은 보여주는 게 아니라 흘러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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